'데이터 금고' SAP, 스노우플레이크에 AI 길목 열어

'제로 카피' 기술로 시맨틱 데이터 통합...아스트라제네카 등 도입

2025-11-05     최진홍 기자

글로벌 AI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가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의 거인 SAP와 전략적 협력을 5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기업 내 핵심 비즈니스 데이터가 담긴 SAP의 데이터와 스노우플레이크의 AI 플랫폼을 '데이터 복제(Zero-copy)' 없이 통합한다.

이번 협력은 기업 AI 도입의 가장 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의 재무 공급망 인사 등 핵심 정보(시맨틱 데이터)는 SAP 시스템에 있지만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데이터를 다른 곳으로 복제하고 이동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과 보안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2026년 1분기 출시될 'SAP 스노우플레이크' 솔루션은 이 문제를 '제로 카피' 방식으로 푼다. 스노우플레이크 AI 데이터 클라우드가 SAP의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BDC)에 담긴 데이터를 복제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접근해 활용한다.

기업은 SAP 데이터가 가진 풍부한 비즈니스 맥락을 AI에 그대로 주입할 수 있다. 조직 고유의 정보를 반영한 맞춤형 AI 에이전트나 지능형 애플리케이션 개발 속도가 빨라진다. 데이터가 한 곳에서 관리돼 AI 거버넌스가 단순해지고 총소유비용(TCO)도 최적화할 수 있다.

2026년 상반기에는 'SAP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 커넥트 포 스노우플레이크'도 정식 출시된다. 양방향 제로 카피 데이터 접근으로 SAP 시맨틱 데이터를 즉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 통합 솔루션은 이미 글로벌 현장에서 도입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대표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의약 연구 개발 과정 전반에 데이터와 AI 기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이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러셀 스미스(Russell Smith) 아스트라제네카 ERP 전환 기술 부문 부사장은 "아스트라제네카는 SAP와 스노우플레이크의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실시간 데이터 액세스와 처리 분석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아스트라제네카는 데이터와 AI를 핵심 동력으로 삼아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회사 제공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만(Christian Kleinerman) 스노우플레이크 제품 담당 수석부사장은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업들이 SAP 시스템에 있는 핵심 비즈니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앱과 AI 에이전트를 더욱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특히 제로 카피 방식을 통해 단일 거버넌스 환경 아래 데이터 복제 없이 두 플랫폼 간 데이터를 자유롭게 통합 분석할 수 있어 기업들의 AI 혁신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판 칸(Irfan Khan) SAP 데이터∙애널리틱스 부문 사장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스노우플레이크를 SAP BDC에 통합함으로써 기업들이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데이터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SAP는 그동안 쌓아온 미션 크리티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리더십을 스노우플레이크의 데이터 플랫폼과 결합해 SAP 비즈니스 생태계 전반에서 데이터 활용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