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대 기업 시총 올들어 103.8% 급증…주요국 중 증가율 1위

두산에너빌리티 405%↑·삼성전자 시총 636조원 돌파…대만은 TSMC 효과로 2위

2025-11-05     김호성 기자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1층 전광판. 사진 = 김호성 기자

올해 들어 한국의 10대 주요 기업 시가총액이 두 배 넘게 증가하며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상위 1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761조900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1552조5000억원으로 103.8% 증가했다. 주요국 중 1위다.

◆두산에너빌리티 405% 급등…삼성전자·SK하이닉스 100조 클럽 유지

국내 기업 중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두산에너빌리티였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의 시총은 11조2000억원에서 56조8000억원으로 405.4% 급증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9.2%), SK하이닉스(221.4%), HD현대중공업(108.7%), 삼성전자(100.4%) 순이었다.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긴 기업은 삼성전자(636조4000억원), SK하이닉스(407조원), LG에너지솔루션(110조7000억원) 등 3곳이었다.

이처럼 국내 10대 기업의 시총이 급등한 것은 반도체와 에너지 등 핵심 산업의 실적 개선, AI와 신산업 성장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 대만·일본·미국도 상승…TSMC 시총, 한국 10대 기업 합계보다 많아

한국에 이어 시총 증가율 2위를 기록한 국가는 대만이었다.

대만의 상위 10대 기업 시총은 작년 말 1779조800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2480조5000억원으로 39.4% 늘었다.

증가세를 주도한 기업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였다. TSMC는 엔비디아, AMD 등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TSMC의 시총은 1800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 1249조2000억원 대비 44.1% 증가했다. 이는 한국 상위 10대 기업의 시총(1552조5000억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시총 증가율 3위는 일본이었다. 일본의 10대 기업 시총은 작년 말 1749조600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2294조4000억원으로 31.1% 상승했다. 시총 1위 기업은 토요타자동차로 46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은 4개국 중 시총 증가율이 가장 낮았으나, 절대 규모는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올해 10월 말 기준 미국 10대 기업의 시총은 3경6149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 2경9891조6000억원보다 20.9% 늘었다.

시총 1위 엔비디아의 지난달 말 시총은 7013조9000억원으로 국내 1위 삼성전자의 11배에 달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애플(5732조2000억원), 마이크로소프트(5562조원), 알파벳(4844조9000억원), 아마존(3382조6000억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