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 시장 부활 신호탄, 1800만 셋톱박스 데이터가 쏜다

IPTV 3사·아이지에이웍스 'TV 인덱스' 공개...30년 패널 시대 종언 예고

2025-11-04     최진홍 기자

국내 IPTV 3사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30년 넘게 유지된 TV 시청률 조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3사는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와 협력해 새로운 시청 분석 솔루션 'TV 인덱스'를 4일 공동으로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TV 인덱스는 전국 1800만 대 셋톱박스에서 발생하는 실제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는 지난 30여 년간 전국 4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패널 조사 결과를 전체 시청률로 확대 추정하던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기존 방식은 표본의 한계로 인해 신뢰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수만 명이 시청한 프로그램도 표본에 잡히지 않으면 시청률 0%로 표시되는 일이 빈번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TV 광고 시장의 위기를 초래했다. 매년 수조 원의 광고비가 집행되지만 광고주들은 투입한 비용 대비 실제 광고 도달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측정이 정밀하고 즉각적인 디지털 플랫폼으로 광고 예산을 이동시키는 현상이 가속화됐다.

새롭게 등장한 TV 인덱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처럼 '시청률 1.5%' 같은 단순 비율 대신 '55만 명이 하루 평균 1.1시간 시청했다'와 같이 실제 시청자 규모와 몰입도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이는 TV 광고 시장의 경쟁 상대로 부상한 디지털 플랫폼의 측정 방식과 유사하다. 광고주 입장에서 TV 광고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이탈했던 광고 예산이 다시 TV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

방송사들 역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 광고 단가 협상이나 편성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그동안 데이터 부족으로 광고주 설득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나 비인기 채널이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채널의 가치를 입증할 길이 열렸다.

사진=회사 제공

아이지에이웍스는 IPTV 3사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기술로 분석해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체계를 구축했다. TV 인덱스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없이 안전하게 활용 가능하다.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채널 단위의 성과와 시청 패턴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프로그램 광고 성별 연령대 등 세분화된 시청자 그룹 단위까지 분석 범위가 확장될 예정이다. TV 시청 행태가 디지털 광고처럼 정밀하게 측정되는 시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TV 인덱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마국성 대표는 “IPTV 3사가 공동 표준을 마련하고 아이지에이웍스와 전략적 데이터 파트너십을 구축해 업계가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지표를 완성했다”며 “기관마다 달라 혼란을 키웠던 기존 시청률 대신 업계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이 자리 잡으면서 TV 광고 시장은 다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