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지방 관광' 불씨 지폈다… 경주행 외국인 버스 185% 급증

클룩-관광공사 할인 프로모션 '시너지'… 서구권 교통 아시아권 체험 예약 '뚜렷'

2025-10-30     최진홍 기자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주와 부산 지역 관광에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관련 지역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교통 예약이 세 자릿수 폭증세를 보이며 'APEC 특수'가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부산 및 경주 지역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클룩이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 고속버스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산 및 경주행 노선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5%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APEC 개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실제 방문 수요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증가는 한국관광공사와의 전략적 협력이 주효했다. 클룩은 이달 1일부터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외래 관광객 대상 부산·경주 고속버스 운임 30% 할인 프로모션을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 중이다. APEC 개최지인 경주와 인근 대도시 부산을 묶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관문'을 낮춘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단순히 두 도시를 오가는 수요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현지에서 직접 지갑을 여는 '체험형 관광'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같은 기간 두 지역의 여행 상품 예약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인기 상품은 ▲비짓부산패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티켓 등 부산 지역 핵심 명소와 ▲경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투어 ▲경주월드 입장권 등 신라 문화유산과 레저를 아우르는 상품들이었다.

눈여겨볼 점은 교통과 체험 상품의 주요 이용객 국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사진=클룩

부산·경주행 고속버스 노선은 유럽 미국 호주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순으로 예약 비중이 높았다. 반면 현지 체험 상품은 대만 싱가포르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순으로 예약이 많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장거리인 유럽과 미주 관광객들은 APEC을 계기로 서울 등 수도권 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교통' 수요가 큰 반면 대만 싱가포르 등 중단거리 아시아권 관광객들은 이미 지역에 도착해 구체적인 '체험' 활동을 활발하게 예약하는 패턴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개별 외국인 관광객(FIT)의 지역 확산 배경에는 클룩이 지난해 1월 출시한 '외국인 전용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언어와 결제 장벽에 막혀 외국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국내 고속버스 망을 실시간으로 손쉽게 예약할 수 있도록 한 것이 APEC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부산·경주 등 지방 여행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들이 부산과 경주를 비롯해 국내 다양한 지역을 보다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맞춤형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