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X 2025]K레이다, 유럽 간다…한화시스템-獨 딜디펜스 맞손

독일판 천궁-II ‘아이리스-T’에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다 공급 추진

2025-10-23     박상준 기자
한화시스템과 딜디펜스가 21일 ‘아이리스-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사업센터장, 다니엘 셰펠만(독어) 딜디펜스 마케팅 담당 부사장.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본격적인 레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유럽 대표 대공방어솔루션 업체와 손을 잡는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1일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와 ‘대공방어체계 아이리스-T SLM(IRIS-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MOU’를 맺었다. 협약식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서 열렸다.

아이리스-T SLM은 미사일과 전투기는 물론 무인기 및 드론까지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국내 M-SAM-II(천궁-II)와 유사한 방어 사거리와 요격고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말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돼 러시아 공중위협에 대해 100%에 가까운 격추율을 기록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특히 유럽 20여개국이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럽영공방어계획(ESSI)을 실현할 핵심 대공방어체계으로 꼽힌다. 유럽 하늘을 지킬 방공망인 ESSI는 고고도·중고도·저고도에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드론과 변칙적으로 날아오는 극초음속 무기까지 막을 수 있도록 다층 방공체계로 구축 중에 있다.

유럽영공방어계획(ESS)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대공방어체계를 증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독일 주도 하에 NATO의 통합대공미사일방어체계(IAMD) 강화를 목적으로 구성된 협력체다. 2030년까지 구축을 목표로 독일·영국·벨기에·스위스·오스트리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아이리스-T SLM의 공급망에 참여하게 되면 자연스레 나토 방공망 진입장벽도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딜디펜스의 대공방어체계와 한화시스템 MFR을 통합·연동하기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공동으로 진출 가능한 해외 시장을 분석하고, IRIS-T SLM 체계간 한화시스템의 레이다 실장비 연동과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 기업 딜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딜디펜스는 유도탄, 탄약, 지대공 및 공대공 대공방어솔루션 등 다양한 무기체계와 방산제품을 개발·수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M-SAM-II(천궁-II),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L-SAM과 2단계 L-SAM-II(고고도요격유도탄) 등의 MFR을 맡아 개발·공급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미국 노스롭그루먼과도 통합 대공방어체계 기술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 MFR은 중동 러브콜도 지속적으로 받는 중이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202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 MFR을 수출했다. 이번 ADEX에서는 딜디펜스와 협력을 통해 판로를 중동에서 유럽으로까지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ADEX 2025 현장에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도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2022년부터 이어온 전투기용 AESA 레이다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고, 지상 및 항공전자 분야에서도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레오나르도는 한화시스템으로부터 경전투기용(GRIFO-EK) AESA 레이다 제품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장치인 안테나를 구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