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편하게 임영웅·이찬원 봐"… LG전자, 시니어 TV로 1천만 베이비부머 챙긴다 [ER현장]

리모컨에 헬프 버튼 신설…시니어 고객이 손쉽게 즐기도록 홈 화면 단순화·리모컨 전면 재설계 편의기능·SW·HW 모두 시니어 고객의 편의를 위해 신규 개발…가격 276만9000원부터

2025-09-25     양정민 기자

LG전자가 시니어 TV를 시작으로 시니어 가전 판의 서막을 알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주민등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들이 맘 편히 TV 시청에 나설 수 있도록 시니어 고객 케어에 나섰다.

LG전자는 오는 29일부터 ‘LG 이지 TV’를 국내에 출시하며 시니어 TV 시장을 연다고 발표했다. 65형과 75형 두 가지 모델을 선보이고 국내 출하가는 65형이 276만9000원, 75형이 386만9000원이다.

LG전자는 방송 시청에는 익숙하지만 복잡한 스마트 기능이 어려운 시니어와 부모님의 TV 문제로 불편을 겪고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는 가족이 1차 타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1차 고객을 부모로 모시며 TV 때문에 자주 연락을 받거나 쉽게 쓸 수 있는 TV를 드려 수고를 최소화하고 싶은 자녀나 친지 등 2차 고객도 전혀 후순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저 TV가 보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LG전자가 LG 이지 TV를 공개한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LG 이지 TV의 핵심은 시니어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받아 기능을 제작한 ‘헬프’ 버튼이다. LG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니어들의 약 73%는 최근 스마트TV 사용이나 조작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홈 화면이나 넷플릭스 등 기능에 잘못 들어갈 경우 나오는 법을 몰라 멍하게 빈 화면만 보고 있다는 것이 LG전자가 우려한 점이다.

헬프 기능은 이러한 점을 착안해 등장했다. 사용 중 외부 입력이 전환돼 화면이 나오지 않거나 NO SIGNAL이 표시될 때, 실수로 앱이 실행되는 등 원치 않는 기능이 작동할 때 고객이 헬프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바로 전에 보고 있던 방송으로 돌아가 시청을 이어갈 수 있다.

셋톱박스가 HDMI1에 접속된 경우 인풋을 HDMI1으로 바꿔주는 등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의 셋톱박스 컨트롤도 가능하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LG 이지 TV 홈화면과 리모컨. 사진=LG전자

리모컨 글씨 크기도 키웠다. 일반 리모컨 대비 버튼 사이즈를 27% 확대하고 텍스트 레이블은 35% 키웠다. 또 백라이트를 적용해 어두울 때도 쉽게 글자를 읽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니어들이 새벽·야간 시간에 TV를 주로 시청하는 점을 착안했다. 예약 취침, 예약 기상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홈 화면도 보기 편하고 사용하기 쉽게 구성했다. 최근 스마트 TV의 홈 화면이 다소 복잡한 것에 비해 LG 이지 TV는 간편 모드를 적용해 10개 내외의 앱만 표출되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텍스트를 대폭 키웠고 꼭 필요한 기능으로만 간결하게 메뉴를 구성했다.

똑똑하고 친절하다… 바보상자 아닌 ‘생활의 동반자’로

LG전자가 시니어 고객이 쉽게 사용하고, 시니어 고객을 케어하는 ‘LG 이지 TV(LG Easy TV)’를 국내에 출시하며 시니어 TV 시장을 연다. 모델이 기본 장착된 카메라로 TV와 카카오톡 계정이 연결된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스마트 TV답게 내장된 기능들은 화려하다. 작동 방식은 시니어에 맞게 친절하게 맞춰져 누가 TV를 만지더라도 쉽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우선 제일 중요한 건강 이슈다. 리모컨에 있는 헬프 버튼을 길게 누르거나 세 번 이상 누를 시 자동으로 도움 요청이 가족에게 간다. 도움 요청을 수신한 가족은 카카오톡으로 도움 요청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가 LG 이지 TV를 공개한다. 카카오와 협업해 생기는 LG 버디.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카카오와 협업한 LG 버디도 새로 생겼다. 시니어 TV를 카톡 친구로 추가해 자녀 등 연결된 휴대전화에서 간편 제어뿐만 아니라 콘텐츠 공유, 영상 통화, 사진·영상 보내기, 유튜브 영상 공유 등이 가능하다. 특히 원격제어는 카카오에는 없는 기능으로 TV에 문제 발생 시 원격으로 ▲인풋 ▲음량 조정 ▲앱 실행 ▲자막 표시 등을 조정해 TV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LG전자 백선필 상무는 “LG 버디는 스탠바이미를 비롯해 다른 TV 제품에도 들어갈 예정”이라며 “현재 순차적 업데이트 계획 수립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생활 알람도 가능하다. TV 안에 내장된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언어를 인식해 복약, 운동, 식사 등 일상 활동 알람을 등록하는 방식이다. 이날 알람 등록 시연에서 ‘매일 7시 고혈압약 알람 등록해줘’라고 말하자 곧바로 ‘오전’, ‘오후’를 물은 뒤 알람을 등록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LG전자가 LG 이지 TV를 공개한다. 생활 알람을 등록할 수 있는 생활 알리미 기능.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리모컨의 AI 버튼을 누르면 시간대별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AI 컨시어지’, LLM(Large Language Model) 기반으로 고객의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해 검색하는 ‘AI 서치’ 등 2025년형 LG AI TV의 편리한 기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추석 등 명절에 쓸 수 있는 사진관 기능도 있다. 포토이즘과의 제휴를 통해 TV 앞에서 가족 사진을 촬영하고 포토이즘에서 인화하거나 대기화면으로 활용 가능하다.

보안 이슈에도 신경을 썼다. LG실드 등 현재 LG전자가 개발해 쓰고 있는 보안 프로토콜을 향후 LG 이지 TV에 적용하는 한편 카메라 자체에도 아날로그적으로 카메라를 닫는 등 보안 해법을 찾았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LG 이지 TV에 두뇌 건강 게임, 맞고, 오목, 노래방 등 시니어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엄선해 제공한다.

백 상무는 “예상 물량의 경우 예측을 쉽게 하진 않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은퇴자 협회에 약 3000만명이 가입돼 있고 일본은 시니어 시장이 엄청나게 활발하다”며 “한국도 TV를 시작으로 시니어 가전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시니어 고객이 쉽게 사용하고, 시니어 고객을 케어하는 ‘LG 이지 TV(LG Easy TV)’를 국내에 출시하며 시니어 TV 시장을 연다. 이지 TV는 홈 화면을 시니어 특화 기능 5개와 즐겨 찾는 앱(App) 중심으로 단순화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시니어 고객에게 특화된 LG 이지 TV와 이동형 스크린의 대명사가 된 LG 스탠바이미 등 혁신 제품으로 신규 시장을 창출함과 동시에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인 LG 올레드 TV와 프리미엄 LCD TV인 QNED TV를 앞세운 듀얼 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형세 LG전자 사장은 “시니어 고객과 가족들을 위한 LG 이지 TV, 이동식 스크린의 대표주자 스탠바이미 등 라이프스타일 TV 라인업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