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친환경대전…‘환경+산업’ 미래 솔루션 총망라 [ER현장]
236개 기관 및 기업, 친환경 이끄는 산업 혁신 선봬 친환경 배달·히트펌프·AI 플랫폼 등 다양한 솔루션 제시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가 확산되면서 산업과 환경 융합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친환경이 더이상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자 혁신 기술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최로 ‘2025 대한민국 ESG(환경·사회·투명경영) 친환경대전’이 24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2005년 시작된 친환경대전은 환경 기술·산업에서 수요와 공급 연계를 강화하고, 국민에게 녹색생활의 실천을 촉진하기 위해 소비자와 기업, 정부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역할하고 있다.
▲녹색소비·생활관 ▲ESG 정책홍보관 ▲탄소중립·녹색전환관 ▲자원순환 솔루션관으로 구성된 전시관에는 총 236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439개 부스가 마련됐다.
“지속가능한 배달” 배민의 배민그린
국민 배달 앱으로 불리는 배달의민족 친환경 서비스 배민그린은 ‘지속가능한 배달 솔루션’을 선보였다.
배달음식, 제철과일, 트렌드 간식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 ‘탄소를 줄이는 배달’을 선사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부스에선 다회용기 서비를 활용해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라이더가 전기 바이크로 음식을 배달해 음식을 받은 뒤 후처리까지의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배달 솔루션을 제시했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배달 주문 시 ‘다회용기 사용’을 선택하면 음식이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 배달된다. 2022년 서울 일부 지역에서부터 시작해 현재는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제주까지 30개 이상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해 왔다.
다회용기 반납 프로세스도 간편하다. 식사를 마치고 QR코드로 반납 신청을 한 뒤 담겨져 온 가방 안에 그릇을 넣어 문 앞에 두면 업체에서 회수해 가는 방식이다. 반납 시엔 따로 음식물을 처리하거나 다회용기를 설거지할 필요가 없어 고객들의 번거로움을 한층 더 줄여줬다.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 바이크를 활용한 친환경 배달도 강조됐다.
배민에서 제작한 전기 라이더는 충전된 배터리 팩을 장착해 바이크를 운행하고, 각지에 있는 배터리 팩 충전 장비에서 충전할 수 있다. 라이더들이 전기 바이크 구매 시 일부 지원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의 배민 관계자는 “배민은 지금까지 약 8600만km를 주행해 왔다”며 “앞으로 배터리 팩 충전 인프라도 넓혀 나가고 라이더 교육 등의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시대 난방 해법 ‘히트펌프’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히트펌프’ 솔루션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LG전자, 삼성전자, 경동나비엔, 센추리, 오텍캐리어 등 기업들이 ‘히트펌프얼라이언스’라는 단체 이름으로 부스에 참가해 본격적인 히트펌프 기술력을 선보였다.
히트펌프는 외부의 저온 열원을 이용해 한 장소에서 열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에너지 절약형 냉난방 온수 공급 장치다. 물 펌프가 물을 이동시키는 것처럼 냉매를 압축하고 팽창시켜 열을 옮기는 방식이다.
기존 난방 시스템인 보일러는 아무리 효율이 높아도 COP(성능계수)가 80~90%에 불과했다. 히트펌프는 투입된 에너지의 3배가 넘는 300%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름철 냉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을 그냥 버리지 않고 온수를 데우는 데에 활용하는 등 에너지 순환 구조를 이룬다. 한 마디로 냉방, 바닥 난방, 온수 공급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보일러는 온리(Only) 난방과 급탕만 가능했지만 히트펌프는 냉방까지 가능한 ‘올인원’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보일러 사업의 대표 주자인 경동나비엔도 히트펌프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 타겟으로 히트펌프 온수기를 납품하고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로 ESG 실현 나서는 스타트업
AI 확산 트렌드에 맞춘 플랫폼 서비스들도 눈길을 끌었다.
그린플로우는 탄소 배출량 측정 및 정량화 솔루션을 자사의 자체 개발 AI를 활용해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탄소 배출량 측정 기업들이 다수 있지만, 그린플로우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의 정확성이라고 그린플로우 측은 설명했다.
경기도 내 중소기업 200만여 개 사들과 협업해 축적한 데이터 기반으로 유럽에서 공시되는 자료로도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정확한 수치를 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다. 유럽의 탄소 국경제도 규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를 대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단위의 솔루션도 제공한다. 친환경 화장품 회사 ‘타가(TAGA)’와의 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품 바코드를 찍으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정량화했다.
그린플로우 현장 관계자는 “제품을 유럽으로 수출할 때 사용할 수도 있고, 친환경을 신경쓰는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마케팅적으로도 사용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는 기업을 넘어 지자체와 개인에게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현재 그린플로우는 전라남도와 협력해 도시 내 건물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지자체들이 환경 성과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에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지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일상생활 속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라이프’ 솔루션이다. 커피 한 잔 또는 제품 하나를 소비할 때마다 탄소 배출량을 확인하고, 대중교통 이용 시 절감되는 탄소량을 보여주는 등 개인의 친환경 소비를 독려하는 플랫폼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린플로우 관계자는 “그린플로우는 4~5년 전 창업 때부터 탄소 발자국에 집중해 왔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까지 사회적으로 친환경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 했던 분위기였던 것 같다”며 “언젠가 모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 믿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언닉스는 대형폐기물 배출부터 수거까지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 대형폐기물 플랫폼을 선보였다.
솔루션은 배출자용과 수거업체용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배출자용은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할 때마다 가구나 매트리스 등 폐기물 종류에 따른 수수료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는데, 이를 AI로 자동화했다.
스마트폰으로 폐기물을 촬영하면 AI가 폐기물의 종류와 배출 수수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알려준다.
수거업체용은 수거 차량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운행 중 자동으로 폐기물을 인식하고 촬영한다. AI가 자동으로 식별하고 현재 위치와 수량을 수거 업체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시스템을 통해 수거 업체는 최적의 수거 노선을 정해 효율적으로 폐기물을 수거할 수 있다.
아이언닉스 관계자는 “AI 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처리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