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컴퓨팅 파워가 비상한다 [스냅드래곤 서밋 2025①]
8 엘리트 5세대부터 X2 엘리트까지
퀄컴이 미국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서밋 2025를 열어 새로운 모바일 및 컴퓨팅 플랫폼을 전격 공개했다. 동시에 스마트폰을 넘어 오토모티브 및 PC에 이르는 다양한 하드웨어에 AI가 탑재되는 새로운 시대를 선언했다. 온디바이스AI 시대가 모든 하드웨어의 AI로 과감하게 번지는 순간이다. 이코노믹리뷰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스냅드래곤 서밋 2025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퀄컴이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서밋 2025를 열어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보조하는 개인화 인공지능(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와 새로운 X2 엘리트 시리즈를 전격 공개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 'AI 개인 비서' 시대 열다
퀄컴이 단순한 속도 경쟁의 시대를 끝내고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진정한 '개인 비서'가 되는 미래를 선언했다.
연례 기술 서밋인 '스냅드래곤 서밋 2025'를 통해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 공개는 단순한 연간 업데이트를 넘어 퀄컴이 AI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강력한 스냅드래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나아가 AI 엣지 전략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섰다.
그는 “AI의 미래는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 엣지 컴퓨팅의 완벽한 하이브리드 결합에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가 생성되는 엣지에서 AI가 온전히 개인화의 비전을 찾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변화의 중심에 스냅드래곤이 활동할 것이며, AI가 사용자 경험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엣지 AI를 바탕으로 하는 ‘AI를 모든 곳에(AI Everywhere)’라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클라우드와 엣지의 결합으로 커스터마이징된 '당신의 AI'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그는 “2021년 엣지 AI가 AI의 미래가 될 것이라 말했고 2022년에는 실시간 경험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2023년에는 ‘AI는 새로운 UI’라고 선언, 같은 해 1초 이내에 휴대폰에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스테이블 디퓨전을 시연했다"면서 "작년에는 안드로이드 최초로 대규모 멀티모달 언어 모델을 시연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몬 CEO는 미래의 AI가 클라우드나 엣지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닌, 상호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작동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클라우드와 엣지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우리가 구상하는 AI는 클라우드와 엣지 모두에 해당한다는 것"이라며 "클라우드는 AI가 생성되고, 개발되고, 훈련되는 곳으로 복잡하고 자원 집약적인 작업을 처리하고 엣지는 그 클라우드를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은 새로운 스냅드래곤 플랫폼에 주목했다. 그는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는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함께하며 사용자가 모바일 경험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한다”며 “사용자는 개인 AI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통해 모바일 기술의 미래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명칭의 파격적인 변화다. 퀄컴은 2023년 '스냅드래곤8 3세대'와 2024년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거쳐 4세대를 건너뛰고 단숨에 '5세대'로 도약했다. 이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선 기술적 대전환이 이루어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앞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역시 서밋 개최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엘리트 5세대의 등장을 시사하며 전례 없는 강력한 기술력을 자신한 바 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할 걱정 없이 기기 안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완벽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데 있다.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적 해법으로 평가된다.
성능의 근간이 되는 하드웨어 역시 역대급으로 강화됐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는 역대 가장 빠른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로 꼽히는 3세대 퀄컴 오라이온 CPU 코어를 품었다. 이를 통해 이전 세대 대비 전체적인 CPU 성능은 20% 향상됐으며 새로운 퀄컴 아드레노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는 그래픽 집약적인 고사양 게임 성능을 23%나 개선했다. 게이머들은 더 부드러운 화면과 향상된 그래픽 품질을 경험하면서도 전력 소모는 줄어들어 더 오랜 시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AI 시대의 두뇌 역할을 하는 퀄컴 헥사곤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성능은 37% 더 빨라졌다. 이 강력한 NPU 성능을 바탕으로 초고속 멀티태스킹과 끊김 없는 앱 전환은 물론 뛰어난 전력 효율을 지원한다. 이는 모바일 기기의 핵심 경험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동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퀄컴이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명명한 개인화 기능은 이번 신제품의 백미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는 멀티모달 AI 모델을 통해 기기 내에서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습관과 선호도 주변 환경을 학습한다. 여기서 핵심은 이 과정에서 수집된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일절 전송되지 않고 기기 내 보안 영역에 안전하게 저장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필요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추천하는 진정한 의미의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일정과 현재 위치 최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회의 장소로 이동해야 할 시간을 알려주거나 관련 자료를 미리 화면에 띄워주는 식의 능동적 지원이 가능해진다. 사용자가 묻기 전에 스마트폰이 먼저 상황에 맞는 최적의 프롬프트를 제안해주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전문가 수준의 영상 제작 기능 또한 크리에이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이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는 세계 최초로 APV(Advanced Professional Video) 코덱 기반의 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새롭게 탑재된 AI 기반 카메라 기술은 사용자가 스튜디오급의 고품질 영상을 손쉽게 녹화하도록 돕는다. 또한 폭넓은 후반 작업 제어 기능을 제공해 전문가는 물론 일반 사용자까지 자신의 창의적인 비전을 영상으로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편 퀄컴의 이번 발표는 애플 구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AI 스마트폰 경쟁 구도에 거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AP인 스냅드래곤이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의 AI 경쟁력을 상향 평준화시키는 강력한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아너 iQOO 누비아 원플러스 오포 포코 리얼미 레드미 레드매직 ROG 소니 비보 샤오미 ZTE 등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차기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들 제조사가 선보일 새로운 AI 스마트폰들은 조만간 시장에 공개될 전망이다.
AI PC 시장에 '80 TOPS' 핵폭탄 떨어졌다
PC 프로세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도전자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퀄컴이 윈도우 PC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야심을 담은 차세대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기존 강자인 인텔과 AMD가 양분해 온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AI PC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모바일 기술의 DNA를 PC에 이식하려는 퀄컴의 오랜 숙원이 현실화되고 있다.
퀄컴은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된 스냅드래곤 서밋 2025 행사에서 차세대 PC용 프리미엄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Snapdragon X2 Elite Extreme)’과 ‘스냅드래곤 X2 엘리트(Snapdragon X2 Elite)’를 공식 발표했다.
핵심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압도적인 인공지능(AI) 처리 능력과 혁신적인 전력 효율성을 양대 축으로 PC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선언에 있다. 퀄컴은 새로운 프로세서들이 현존하는 윈도우 PC용 칩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하며 효율적이라고 단언하며 전례 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투트랙 전략으로 컴퓨팅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상위 라인업인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극한의 퍼포먼스를 필요로 하는 전문가와 파워 유저들을 위한 초고급 프리미엄 PC 시장을 정조준한다. 이 칩은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연산 집약적 분석, 전문적인 고해상도 미디어 편집, 복잡한 시뮬레이션이 요구되는 과학 연구 등 기존에는 고사양 데스크톱에서나 가능했던 작업에 최적화됐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퀄컴이 제시한 ‘에이전트 AI 경험(agentic AI experiences)’이다. 이는 사용자의 명령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던 기존의 AI를 넘어, AI가 스스로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작업을 먼저 제안하고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진정한 AI 비서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포부다. 이를 통해 최고의 크리에이터와 전문가들이 더는 무거운 워크스테이션에 얽매이지 않고, 얇고 가벼운 노트북만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창의력과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다른 축인 ‘스냅드래곤 X2 엘리트’는 보다 폭넓은 프리미엄 PC 시장을 공략한다. 리소스 소모가 많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해야 하는 일반 사용자들의 생산성, 창의성,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전 세대보다 최대 43% 더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도 동일 전력 소비 기준(at ISO power) 최대 31% 더 빠른 성능을 구현했다.
충전기 없이 외부에서도 강력한 멀티태스킹과 고사양 작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배터리 걱정 없는 PC’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시장에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시리즈의 막강한 성능은 퀄컴이 수년간 공들여 자체 설계한 3세대 ‘오라이온(Oryon) CPU’ 코어에서 비롯된다.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압도적인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18개의 코어를 탑재했으며, 특히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의 프라임 코어는 ARM 기반 PC CPU로는 사상 최초로 5.0GHz의 경이적인 동작 속도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 칩과 동일한 전력을 소비할 때 CPU 성능이 최대 75% 더 빠르다는 것이 퀄컴의 설명이다. 이는 사용자가 노트북으로 고사양 작업을 할 때 배터리가 훨씬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모바일 기기의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핵심적인 장점이다.
그래픽 성능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새로운 ‘아드레노(Adreno) GPU’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와트당 성능, 즉 전성비를 무려 2.3배나 끌어올렸다. 연결성과 보안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세계 최초의 5G 어드밴스드 지원 모뎀인 '스냅드래곤 X75 5G 모뎀-RF 시스템'을 통해 최대 10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패스트커넥트 7800' 시스템으로 와이파이7과 블루투스 5.4 LE 오디오 등 최신 무선 규격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적 성취는 단연 AI 연산을 전담하는 ‘헥사곤(Hexagon) NPU’다.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시리즈는 두 모델 모두 무려 ‘80 TOPS’라는 경이로운 AI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 TOPS는 1초에 1조 번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단위로 AI 반도체의 성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AI PC의 기준으로 제시한 ‘코파일럿+ PC’의 NPU 요구 사양이 40 TOPS인 점을 고려하면, 퀄컴은 이를 두 배나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을 구현한 셈이다.
퀄컴은 이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트북용 NPU’라고 명명하며 PC에서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복잡하고 다양한 AI 기능을 동시에 빠르고 원활하게 구동하는 진정한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퀄컴은 인텔과 AMD 중심의 x86 아키텍처에 맞서 모바일 시장에서 검증된 ARM 아키텍처 기반의 오라이온을 중심으로 PC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80 TOPS라는 압도적인 NPU 성능은 AI가 PC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는 시대에 퀄컴이 던진 강력한 승부수다. AI 모델을 PC 자체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는 반응 속도가 빠르고 인터넷 연결이 불필요하며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퀄컴은 이러한 시대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했다.
‘며칠간 지속되는 배터리 수명’이라는 약속 또한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가져온 가장 큰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제안이다. ARM 아키텍처의 근본적인 저전력 특성 덕분에 가능한 이 경험이 실제 제품에서도 구현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퀄컴은 이번 발표를 통해 PC 시장의 경쟁 무대가 기존의 CPU 연산 능력 중심에서 ‘온디바이스 AI 구동 능력과 전력 효율성’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선언했다. 모바일 시장의 절대 강자로서 축적한 저전력 고효율 설계 노하우와 압도적인 AI 가속 능력을 결합해 PC 시장의 새로운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적 목표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졌다.
케다르 콘답 퀄컴 컴퓨팅 및 게이밍 부문 수석 부사장은 “스냅드래곤 X2 엘리트는 PC 산업에서 우리의 리더십을 강화하며, 소비자가 누릴 자격이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성능, AI 처리 능력, 배터리 수명에서 전설적인 도약을 이뤄냈다”며 “우리는 기술 혁신의 한계를 계속해서 넓히고 새로운 산업 표준을 설정하며 PC의 가능성을 재정의하는 획기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