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 "자본시장 성장판 역할"
창립 70주년 간담회…홍콩법인 설립·반기 배당 도입도 추진
한국증권금융이 자본시장 안전판 역할을 넘어 시장발전을 지원하는 성장판 역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16일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 자본시장이 정부의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았다"며 "한국증권금융은 자본시장의 안전판 역할에 더해 시장 발전을 지원하는 성장판 기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증권금융은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 회사로, 기업과 금융투자업자에 자금을 대출하거나 투자자 예탁금을 운용한다. 창립 첫해 1956년 700만원 수준이던 자본시장 유동성 공급 규모는 2015년 8조2000억원, 올해 상반기 31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김 사장은 "최근 해외투자 확대 추세 등을 감안해 외화주식을 담보로 취급해 증권사의 보유 증권 활용도 제고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외화 투자자예탁금 등의 재원을 활용해 외화 유동성 공급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금융은 해외 주식을 신용공여 담보로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김 사장은 "지난달부터 대형 증권사 두 곳이 해외 주식을 담보로 유동성을 공급받았다"며 "다만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일부 종목에 한해 담보 적격 기준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사장은 내년 초 달러화 기반 외화채를 처음 발행해 증권사의 외화 자금 조달 수요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화채는 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것"이라며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상대방을 늘리고 외화 채권 운용을 확대하는 등 외화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외화 관련 업무역량도 강화중이다. 그는 "외화업무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외환관련 전문인력도 추가 채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증권금융은 증권사 해외사업 지원을 목표로 기존 홍콩사무소를 홍콩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홍콩법인을 통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권금융은 올해 자기자본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BIS 비율도 2022년 21.43%에서 2024년 23.85%로 개선됐다. 김 사장은 "자본 건전성이 높아져 유동성 공급 역할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금융은 내년부터 반기 배당을 도입한다. 한국증권금융은 비상장주로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약 11%)이며, NH투자증권 등 증권단(38.7%), 우리은행 등 은행단(29.4%), 산업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주주 권익 강화를 강조하는 사회적 흐름에 부응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