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넛지 효과’ 톡톡 … 문화 소비, 전체 평균보다 높아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9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지급된다. 소득 하위 90% 국민은 1인당 10만 원을 받을 수 있으며, 군 장병은 복무지 인근 상권에서, 일반 국민은 연 매출 30억 원을 넘는 지역생협 매장까지 사용할 수 있다. 대상 여부는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와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 개천절과 추석 연휴(10월 3~9일)에도 온라인 신청이 열려 있다.
지난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어떤 성과를 냈을까. 문화생활 관점에서 그 효과를 살펴본다.
# 소비 심리 회복 효과
1차 쿠폰(7월 21일~9월 12일)은 소비 심리 회복가 뚜렷했다. 한국은행 ‘8월 소비자동향 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는 111.4로, 201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의 경기·소득·지출 전망을 종합한 지표로, 100이 넘을수록 소비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수출 호조와 함께 소비쿠폰 효과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8%가 쿠폰 지급 이후 매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실적 비교가 아니라 당사자가 느낀 체감 변화를 묻는 설문이다. 소비자와 소상공인 양쪽 모두에서 심리적 회복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 문화생활로 이어진 넛지 효과
소비쿠폰 사용은 생활 필수 소비에 머물지 않았다. 문화생활의 ‘넛지(nudge)’ 역할을 했다. ‘넛지 효과’란 옆구리를 슬쩍 밀어 방향을 틀어주듯, 강제하지 않고 환경을 설계해 소비자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심리적 효과다.
KB국민카드 분석에 따르면, 시행 첫 주(7월 22~28일) 전국 63만 가맹점 평균 매출은 전주 대비 14.2% 증가했다. 의류·잡화·미용(+37.4%)이 가장 많이 늘었고, 여행·스포츠·문화·취미(+16.7%), 학원·교육(+16.4%), 커피·음료(+16.4%)가 뒤를 이었다.
취미와 자기계발 소비가 평균을 웃돈 점은 의미가 크다. 생활 필수 소비가 아닌 사치성 지출을 증가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문화생활과 사치를 구별하지 못한 시각이다.
경기 위축기일수록 가장 먼저 위축되는 분야인 것은 맞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미루는 것이다. 불필요한 사치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다. 동시에 수많은 소상공인의 생계를 지탱하는 시장이다. 역설적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한 푼’이 가장 절실한 분야이다. 소비쿠폰은 이런 심리적 제약을 완화해 소비자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소상공인에게 숨통을 틔워줬다.
# 골목 문화상권 마케팅 효과
문화 업종에서 소비쿠폰 효과는 일시적인 매출 증가만이 아니다. 현장 소상공인에게는 마케팅 효과가 컸다.
해당 업종들은 마케팅이 절실하다. 그런데 다른 업종처럼 전단지 할인행사조차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생각과 달리 재료비는 원가에 가깝다. 결국 수강료 할인을 해야 하고 곧 인건비를 줄이는 일이다. 그러면 남는 게 없다. 이런 한계는 경기 불황일수록 더 부담이다.
소비자 입장도 다르지 않다. 관심이 있는 분야의 원데이 클래스더라도 문의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런데 1차 소비쿠폰과 주민센터가 제공한 ‘소비 쿠폰 홍보 스티커’는 이런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서울 광진구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백유미 대표도 그 효과를 체감했다. 그는 “저희 매장이 골목 안 쪽에 있는 편인데, 구청에서 나눠준 스티커를 공방 입구에 붙이자 사용 문의가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백 대표는 1차 소비쿠폰을 광고 효과로 설명했다. “자녀 대상 체험이 가장 많이 늘었고, 성인 취미반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원데이 클래스 신청자 중에 ‘평소에 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분들이 많았다”라며 “문의 증가만으로도 큰 효과다. 저희가 직접 광고해서 이만큼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라고 전했다.
1차 소비쿠폰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문화 소비를 열어, 골목 문화상권에도 기회를 만들었다. 쿠폰 한 장이 삶의 질로 이어진 것처럼, 2차 쿠폰은 시민들이 미뤄두었던 문화생활을 즐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차 소비 쿠폰 사용처 터프팅 공방 ‘오누오’는 서울 5·7호선 군자역 4번 출구 부근에 있다.
터프팅이란 총 모양의 도구로 천에 실을 쏘아 넣어 러그나 소품을 만드는 기법이다. 얀 공예란 실을 엮어 조명이나 생활 소품을 완성하는 작업이다.
백유미 대표가 직접 강의를 맡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 취미반, 수료증 과정으로 나뉘어 초보자부터 심화 과정까지 단계별로 배울 수 있다.
러그 클래스에서는 원하는 그림을 실로 그려 나만의 러그를 만들 수 있다. 소품 클래스에서는 생활 속 소품을 직접 제작한다. 얀 클래스는 백 대표가 라탄협회와 함께 만든 프로그램으로, 실을 엮어 감성적인 조명을 완성할 수 있다.
백 대표는 “오누오는 수강생의 개성을 존중하고 감성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공간”이라며 “수강생 분들이 작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나만의 작은 브랜드처럼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네이버 예약 5000원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재방문시 모든 클래스가 10% 할인 적용 된다.
주소는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119길 61 1층. (중곡동 12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