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프랜차이즈, STO 날개 달고 중앙아시아 新실크로드 개척

몽골 상장사와 맞손…디지털 금융 결합해 해외진출 공식 새로 쓴다

2025-09-11     최진홍 기자

한국과 몽골을 잇는 이른바 ‘K-실크로드 2.0’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단순한 상품 수출을 넘어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산업과 디지털 금융을 결합해 중앙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모델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핀테크·프랜차이즈 플랫폼 기업 토큰아시아코리아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상장사인 지닥스 제에스씨(GDACS JSC)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K-푸드와 K-뷰티 등 개별 브랜드의 진출을 넘어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종합적 산업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양사는 시장 조사와 진입 전략 수립부터 현지 파트너십 구축 렌탈 기반 비즈니스 모델 마이크로파이낸스 서비스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지금까지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대기업 주도의 직영점 개설이나 높은 초기 비용이 수반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기업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토큰아시아코리아가 제시하는 모델은 다르다.

이 모델의 핵심은 수익권 로열티 멤버십 등 프랜차이즈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는 STO에 있다. 이를 통해 본사와 현지 파트너 투자자 소비자가 브랜드의 소유권을 나누어 갖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투자자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현지 운영자는 자금 조달 부담을 덜며 브랜드는 글로벌 확장의 동력을 얻는 구조다. 일상적 결제는 변동성이 없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안정성을 더한다. 카페 한 잔 화장품 구독 서비스 가전 렌탈 비용까지 투명한 디지털 화폐로 연결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유망 디저트 프랜차이즈가 중앙아시아 진출을 모색할 때 현지 매장의 미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STO를 발행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현지 소비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며 쌓은 포인트나 멤버십을 자산처럼 거래하거나 투자할 수도 있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로 이어진다. 토큰아시아코리아는 이미 과일디저트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첫 해외 매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몽골은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관문이자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디지털 금융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잠재력 큰 시장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몽골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변국으로 K-라이프스타일 벨트를 확장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토큰아시아코리아 장재훈 대표는 “K-푸드와 K-뷰티는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으며 몽골 소비자 사이에서도 한류 콘텐츠와 함께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여기에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하면 소비 투자 문화가 연결된 새로운 가치사슬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사진=각 사

장 대표는 이어 “이번 협약의 또 다른 특징은 생활밀착형 산업 모델에 있다. 단순히 대형 브랜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수기 소형 가전 화장품 구독 서비스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소비재를 렌탈 및 마이크로파와 결합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단순 판매가 아니라 저소득층까지 포함하는 금융 포용 모델이다. 몽골 현지 가정이 부담 없이 K-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K-라이프스타일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등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은 금융 전문가인 장재훈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 글로벌 금융사에서 세계 시장을 경험했고 현재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지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국제 금융 전문성과 현장 운영 경험이 K-실크로드 2.0을 추진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은 K-프랜차이즈와 K-컬처 브랜드의 중앙아시아 확산을 위한 교두보일 뿐 아니라 한국 중소·중견 기업들의 해외 진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모델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협약은 K-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뿌리내리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도다. 브랜드는 디지털 자산화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와 소비자를 확보하고 현지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경험하며 투자자는 브랜드 성장에 동참한다. 토큰아시아코리아의 K-실크로드 2.0 프로젝트가 비즈니스와 금융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해외 진출의 성공 사례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