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공들여 들여온 스웨덴 전기차 韓에서 먹힐까… 볼보 EX30 CC
EX30 전륜구동 개량 버전 EX30 CC… 가격 5516만원부터 가속 편하나 호불호 요소 다수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이미 XC라는 이름에 녹아있다. 그럼에도 전기차 EX라는 이름에 붙은 EX30에 CC가 새로 붙어 완성된 EX30 크로스컨트리는 볼보가 준비한 2025년도 3분기 회심의 일격이다.
8일 EX30 CC를 타고 2인 1조로 왕복 140km를 달렸다.
트윈모터 퍼포먼스 모델 기준 최고 출력 315kW에 428마력, 최대토크 543Nm로 대폭 향상됐음에도 전기차 특유의 팍 튀는 느낌은 심하지 않았고 브레이크 감각도 무디지 않았다.
비록 EX30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소폭 줄어들었지만, 기존보다 높이가 소폭 높아졌으며 후륜구동이던 기존에 비해 전륜구동으로 구동 방식도 더 좋아졌다. 다만 여러 가지 호불호가 갈릴 요소들이 섞여 있어 추천을 강력히 하기엔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
냉탕·온탕 오가는 묘한 녀석
EX30 CC는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 개별소비세 및 친환경 차 세제 혜택 반영 기준 기본값은 5516만원이나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영국(약 8520만원), 독일(약 9295만원), 스웨덴(약 8991만원) 등 주요 해외 시장 대비 약 3500만원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현대 아이오닉9의 무옵션 익스클루시브 6인승이 6903만원부터 시작하며 기아 EV6 라이트가 4660만원, 르노코리아 세닉 테크노 트림이 5159만원부터 시작하는 걸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가격 산정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은 제외했다.
전장 4235mm, 전고 1575mm, 전폭 1840mm 로 비교된 아이오닉9(전장 5060mm 전고 1790mm 전폭 1980mm로)과는 차이가 있으며 EV6(전장 4695mm, 전고 1550mm, 전폭 1880mm) / 세닉(전장 4470mm, 전고 1590mm, 전폭 1865mm)보다 전장이 짧았다.
전폭이 다른 준중형 SUV에 비해 미세하게 짧으나 주차에 크게 용이하진 않았다. 대신 후방카메라와 360도 서라운드 뷰를 비롯해 다른 편의 기능들이 주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최대한 덜어준다.
아쉬웠던 부분은 타 차량과 다른 사이드미러 조절 방식이다.
프로덕트 매니저가 별도의 설명을 거치긴 했지만 매니저의 설명을 몇 번을 다시 봐야 했을 정도였다. 창문 쪽에서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핸들에서 조절하는 방식이다.
자주 조절하는 세팅이 아니지만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굳이 헷갈리는 위치로 숨겨야 했을까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차를 한국으로 수입해 오는 볼보코리아의 잘못은 덜하지만 말이다.
열선 시트는 있지만 통풍 시트는 적용돼 있지 않다. 전기차가 오히려 히터를 돌리면 배터리가 힘들다는 부분을 생각할 때 이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에어컨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공조는 자동과 수동 모두 지원하며 운전석, 조수석 별도로 조절할 수 있다.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묘한 차량이다.
편한 가속과 원페달 드라이브…아쉬운 핸들 느낌
운전 감각은 어떨까?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밝힌 0~100km/h 속도는 3.7초로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빠르다. 직선이나 코너링도 무난하다. 구동 듀얼 모터로 인해 가속 구간에서 편하게 가속에 진입할 수 있던 이유였다.
이날 도로 사정으로 인해 일전 큰 폭발력을 자랑하던 다른 가솔린 & 전기차들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웠으나 시속 100km/h에서도 EX30 CC의 출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주행모드는 3가지를 지원한다. ▲표준 ▲주행 가능 거리 ▲성능 모드로 성능 모드는 사륜구동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으며 주행 가능 거리 모드는 평상시 후륜 기반 주행, 필요 시 전륜 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다만 둘의 직접적인 차이를 느끼기엔 이날 도로 사정의 한계가 있었다.
핸들 감각은 다소 아쉬웠다. 육각형의 핸들임에도 손에 달라붙는 모양이 있으나 EX30 CC의 핸들은 아니었다. 적응이 얼추 된 뒤로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으나 초반 30분간은 무언가 이질감이 드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크루즈 컨트롤도 그림으로만 디스플레이에서 보이고 직관적이지 않아 작동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 제대로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빛났던 건 원 페달 드라이브였다. 켜기/끄기에서 3가지 모드(끄기, 저, 고)를 제공해 좀 더 섬세한 설정이 가능하며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D모드 로직과 유사한 '전진 크립 주행' 기능으로 오토홀드를 끈 것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게 아니라 매우 천천히 1㎞/h 씩 떨어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정승원 프로덕트 매니저는 "EX30 CC는 총 약 19ml의 최저 지상부 인상 효과로 고속도로에서 충격 잔진동을 흡수할 수 있다"며 "후륜 200kW와 전륜115kW, 도합 315kW로 마력으로 따지면 428마력이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차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