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미소, ‘손끝’으로 본다 … X파일 멀더와 스컬리가 해설하는 ‘어두운 미술관’ 4일 개막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에서 9월 4일 ~ 7일 매일 8회차 운영

2025-09-04     김형호 기자
서울 대학로 이음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 전시장 내부 전경으로 AI·3D프린팅 기술로 재현된 명화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 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

손끝으로 만나는 모나리자는 어떤 미소를 짓고 있을까. ‘어두운 미술관’은 관람객이 눈 대신 손끝으로 명화를 더듬고, ‘엑스파일’ 스컬리와 멀더의 목소리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이 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에서 4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이음센터는 혜화역 2번 출구의 붉은 벽돌 건물이다.

주최주관하는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는 “예술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새로운 감각 경험을 제공하는 전시와 콘텐츠를 통해 모두를 위한 예술환경을 지향하는 사회적·예술적 가치를 함께 실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전시에는 다 빈치의 ‘모나리자’, 반 고흐의 ‘자화상’과 ‘폴 가셰 박사의 초상’, 피카소의 ‘도라 마르의 초상’ 등 미술사를 관통하는 명작 17점이 색채를 벗고 순백의 조형물로 다시 태어났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눈을 감고, 손끝의 감각에만 의존해 500년 예술사를 되짚는다.

고흐 특유의 거친 터치는 요철 질감으로, 피카소의 입체적 분할은 각진 면의 조합으로 구현됐다.

임상우 예술감독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예술을 처음으로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비장애인에게는 감각을 통한 예술 인식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전시”라며, “시각 중심 전시를 넘어 모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회는 여러 기관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마련됐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헨켈코리아, 에이블라인드, 한양대학교 에리카,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한국미술치료학회, 옴니핏, 라운드소싱, 뉴스트리, 컵아이앤엠 등이 참여했다.

특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전문 오디오 해설 제작을 지원했다.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의 스컬리와 멀더 역의 성우 서혜정과 이규화가 참여했다.

전시는 7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8회차로 운영된다.

예매는 네이버예약에서 가능하다. 일반 3만 원, 장애인·국가유공자·만 65세 이상 경로는 1만5000원이다. 장애인 동반 1인은 30% 할인돼 2만1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학생은 1만 원이다. 모든 할인 대상자는 증빙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 전시에 AI·3D프린팅 기술로 재현된 '모나리자'를 일반 관람객들이 실제로 만지며 감상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