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K리뉴얼 7대 과제' 제시…내수·탄소중립 동시 해결 어떻게?

노후 설비 교체 필요 중국 '이구환신' 벤치마킹해 대규모 소비재 교체 제안

2025-09-04     양정민 기자

한국경제인협회는 노후 소비재 및 설비 교체를 통해 내수 활성화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K-리뉴얼 7대 과제'를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한경협은 한국 소비가 3년 연속 감소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 속에서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현 정책만으로는 내수 회복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2671억원), 전기차 보조금(1조5218억원), 탄소중립 설비 지원사업(1079억원) 등은 예산 규모가 작고 부처별로 분산 운영되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가전 노후 교체로 내수 활성화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 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물리 발포 성형 공법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저감한다. 사진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로부터 1대 당 14.85킬로그램(kgCO₂eq)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음을 검증받은 상업용 4방향 시스템에어컨. 사진=LG전자

한경협은 중국의 '이구환신'과 '새로운 이구환신' 정책에 주목하며 7대 과제를 제시했다.

가전 분야에서는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 운영기간 연장 및 대상 확대, 노후 가전 반납·회수 시 인센티브 제공을 제안했다. 현재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은 개인별 최대 30만원 한도로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노후차 폐차 보조금 지급, 전기차·수소차 구매 시 보조금 및 세제혜택 확대, 물류거점·공공시설 중심의 전기차 고속 충전 인프라망 확대를 제안했다.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 IG'. 사진=현대자동차

현재 폐차 보조금은 배출가스 4·5등급 경유 승용차로 한정되어 있고, 노후차 교체 시 개별소비세 감면도 올해 상반기 한시 특례에 그쳤다.

산업 설비 부문에서는 스마트그린산단 등 지원사업 확대, 탄소저감 실적 연계 인센티브 체계 구축, 친환경 설비 도입 통합 지원을 제시했다. 현재 전국 1000개가 넘는 산업단지 중 24개만 스마트그린산단 지원을 받고 있다.

건설 분야는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그린리모델링 시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 부여를 제안했다.

노후 SOC 부문은 준공 후 30년 이상 노후 시설이 20%를 넘어섰고 10년 후 49.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올해 SOC 예산은 오히려 감액됐다고 지적했다.

AI·문화 인프라도 업그레이드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인 젠슨 황은 덴마크 국왕과 함께 덴마크 최대 규모의 소버린 AI 슈퍼컴퓨터 게피온을 공개했다. 사진=엔비디아

정부는 소버린 AI 개발 및 ‘AI 고속도로’ 조성 등 AI 3대 강국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 고속도로란 전국에 ‘거점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고속도로망처럼 연결해 모든 산업에 AI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뜻한다.

이에 한경협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구체적 인프라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통신망 대역폭 확충 ▲노후 데이터센터의 리모델링·증설 지원 ▲송전망 확충, 분산 전원 등 전력 공급 효율화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약기술(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고도화 등을 제시했다.

서비스 부문은 도시별 특성을 고려한 랜드마크 건설, 전국 노후 관광·숙박·문화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 등을 통한 K-컬처 인프라 개선을 제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7대 과제는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로드맵"이라며 "정부가 한국경제 체질 개선의 수단으로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