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정신으로 나눔 실천 70년 [권영규의 나눔이 일상인 사회]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의 자랑스런 발자취
서울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해온 조직이 있다. 바로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소속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이다. 1955년 창립 이후 70년간 사회지도층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서울의 복지 안전망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지켜온 인도주의의 실천자들이다.
자문위원회는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으로 희망과 나눔을 실천한다.’는 철학 아래, 단순한 후원 단체가 아닌 직접 봉사에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조직으로 활동해왔다. 밑반찬 지원, 청소년 학습비 후원, 사랑의 선물 제작 등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지역사회 통합과 자립 기반 마련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 사업인 ‘사랑의 선물’은 방한용품과 생필품 24종을 담은 꾸러미 형태로 매년 200세대에 전달된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정서적 안정, 공동체 유대 강화, 자립 기반 마련 등 다층적 효과를 낳고 있으며, 복지 구조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사랑의 나눔터 바자회’를 통해, 끼니 해결이 어려운 300가구에 밑반찬을 지원하는 사업비를 마련하며, 서울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감의 나눔 현장을 조성했다.
매년 초,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을 위한 희망성금 전달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 사회적 연대의 상징이다. 이는 민간의 자발적 나눔이 공공복지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허연호 위원장을 중심으로 33명의 위원이 활동 중이며, 최근 10년간 기부금 합산액은 33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다수의 위원이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RCHC에 가입하며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위원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 지원과 우수 봉사회 격려이다. 최근에는 ‘배확행: 배워서 나누는 확실한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교양 강좌, 요리교실, 미술관·박물관 순례, 역사 유적지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봉사자의 내면 성장을 돕고 있다. 이는 시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실천형 인도주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허연호 위원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 그 곁에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다짐은 오늘도 서울 시민의 곁에서, 조용히 그러나 깊게 이어지고 있다.
※ 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회장은 1980년부터 서울시 공직을 시작으로 부시장직, 스포츠·국제협력·자원봉사 분야의 행정, KOICA 자문과 저술 활동까지, 다양한 공공 영역에서 세상을 따뜻하게 디자인해 온 행정가 출신이다. 2023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에서 ‘나눔이 일상화된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ER 이코노믹리뷰 연재 칼럼 ‘나눔이 일상인 사회’는 기부·나눔·자원봉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경험한 동화 같은 진짜 따뜻한 이야기들을 통해,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디자인해 가는 길을 독자와 함께 찾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