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4번째 퀀텀점프 울산에서 AI 심장을 이식하다

그룹 역량 총결집 비수도권 최대 AI 데이터센터 첫 삽

2025-08-29     최진홍 기자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가 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SK AI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인 울산에 미래 산업의 두뇌 역할을 할 AI 심장을 이식하는 거대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번 사업은 최태원 SK 회장이 반도체 에너지 정보통신에 이은 그룹의 '4번째 퀀텀 점프' 계기로 삼고 직접 진두지휘해왔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최 회장은 앤디 제시 아마존 CEO와 세 차례나 직접 만나 협력을 이끌어내며 SK그룹이 보유한 반도체부터 에너지 통신 인프라까지 모든 역량을 이번 사업에 쏟아부었다.

SK가 AI 데이터센터의 입지로 수도권이 아닌 울산을 택한 것은 단순한 부지 선정을 넘어선 전략적 포석이다. 울산은 SK그룹의 가스 공급망과 에너지 솔루션이 집약된 곳으로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최적의 장소다. LNG 열병합 발전을 통해 한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확보하고 온실가스까지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뿐 아니라 SK하이닉스 SK가스 등 핵심 계열사들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구축이 단순히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통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SK의 명확한 인식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성능 GPU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서버랙당 20~40kW 이상의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며 냉각 용량 또한 기존의 4배에서 10배 이상이 필요하다. 'SK AI데이터센터 울산'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랭과 수랭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등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설계됐다.

SK는 이번 데이터센터 건립을 울산의 산업 체질을 바꾸는 기폭제로 삼을 계획이다. 제조업 중심 도시 울산에 AI 인프라를 제공해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스마트팩토리와 디지털 트윈 기술 도입을 촉진해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축사에서 “오늘 우리가 착공하는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건물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라며 “SK는 책임감 있는 동반자로서 울산과 대한민국의 AI 강국으로 향하는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할 기회”라며 “울산시와 SK그룹이 협력해 온 기반 위에 AI DC클러스터 구축이라는 신 산업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