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석유화학 익스포저 30조원대…금융위, 채권은행 소집
금융권 협약 맺어 공동 대응할 듯 "자구 노력 전제돼야 금융 지원"
정부가 경쟁력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산업의 구조개편 방침을 밝힌 가운데 금융당국이 주요 채권은행들을 소집한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1일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석유화학업계 금융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20일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후속 성격을 가진다.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 능력을 최대 25% 감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다만 정부는 개별 기업이 먼저 자구 노력을 해야 금융, 규제 완화 등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기업이 강력한 자구노력이 담긴 사업 재편안을 먼저 마련해야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며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지원' 원칙을 제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마련한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채권금융기관에 지원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금융권도 만기 연장 등 지원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채권금융기관 간 협약을 통해 석유화학 기업 자금 수요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은 만기 연장, 이자 유예, 신규 대출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놓고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는 30조원대에 달한다. 단일 산업 기준으로도 상당한 규모다.
시장성 차입과 은행권 대출이 절반씩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석유화학 기업 10곳은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을 열고 추후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의지를 밝혔다.
협약에 참여한 업체는 LG화학·롯데케미칼·SK지오센트릭·한화토탈·대한유화·한화솔루션·DL케미칼·GS칼텍스·HD현대케미칼·에쓰오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