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 절반 "업무에 생성형 AI 쓴다"…美의 2배 수준

한국은행 발표

2025-08-18     최진홍 기자

우리나라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22년 말 이후 국가 경제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p)까지 높아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중 생성형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비율은 63.5%에 달했다. 업무 목적으로 한정해도 51.8%가 AI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 중 17.1%는 정기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업무 활용률(26.5%)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인터넷 상용화 3년 후의 활용률(7.8%)과 비교하면 8배나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우수한 IT 기반 시설과 AI의 범용성이 이처럼 빠른 확산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AI 활용률은 남성(55.1%), 청년층(18∼29세, 67.5%), 대학원 졸업자(72.9%)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직업별로는 전문직(69.2%), 관리직(65.4%), 사무직(63.1%) 순으로 활용도가 높았다.

특히 한국 근로자들의 AI 사용 시간은 주당 5~7시간으로, 미국(주당 0.5~2.2시간)을 크게 웃돌았다. 하루 1시간 이상 AI를 쓰는 '헤비 유저' 비중 역시 한국(78.6%)이 미국(31.8%)의 두 배를 넘었다.

이러한 AI 활용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응답자들은 생성형 AI 사용 후 업무 시간이 평균 3.8% 감소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주 40시간 근무 기준 약 1.5시간이 단축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은은 이를 토대로 AI 도입에 따른 잠재적 생산성 개선율을 1.0%로 추산했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우리나라 GDP 성장률 3.9% 중 최대 1.0%포인트가 AI의 잠재적 기여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이 수치는 AI로 절약된 시간을 모두 추가 생산 활동에 썼다는 가정하에 산출된 것"이라며 "절약된 시간의 일부를 여가에 사용했다면 실제 생산성 향상 효과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직 업무시간이 줄지 않은 근로자(54.1%)들이 향후 AI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생산성 효과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근로자들의 AI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응답자의 48.6%는 "AI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32.3%는 'AI 기술발전 기금'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약 38조원의 기금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며 민관 협력 기반의 사회적 투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9일부터 6월 17일까지 전국 만 15~64세 취업자 55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