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이용객 북적…인천공항서 벌어지는 ‘K푸드’ 각축전

아워홈부터 CJ프레시웨이·SPC·롯데웰푸드까지 컨세션 사업 사활

2025-08-14     서예림 기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점 손수헌 매장 전경. 사진=아워홈

국제선 이용객이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천국제공항이 식품업계의 ‘황금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출국·도착 전후로 식음료 매장을 찾는 발걸음이 늘면서 아워홈, CJ프레시웨이, SPC, 롯데GRS 등 대형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매출 창출을 넘어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K푸드를 알리는 홍보 무대이자 신제품 테스트베드로까지 활용되며 공항 컨세션 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천공항, 식품업계 황금 상권으로

14일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를 종합하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 공항에서 출발·도착한 국적 항공사와 외항사의 국제선 항공편 이용객은 총 4602만98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277만여명)보다 7.6% 증가한 수준으로, 국토부 통계상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였던 2019년 상반기(4556만명)보다도 1%(47만명) 가량 많다. 올해 상반기 항공편 운항 편수도 26만4253편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5.6% 늘었고, 2019년(26만3681편)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편 이용객이 몰리면서 공항 컨세션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2023년 말 인천공항공사로부터 FB3 구역 운영사업권을 확보한 아워홈이다. 아워홈의 경우, K푸드 기반 외식 브랜드를 확대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테이스티 아워홈 그라운드 ▲한식소담길 ▲손수헌 ▲푸드엠파이어 등 컨세션 매장을 추가로 개장했다. 현재 인천공항 제1·2터미널(T1·T2) 내에서 운영 중인 식음료 매장만 30여개에 달한다. 

CJ프레시웨이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 1월 T2에 1042㎡(320석)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코트 ‘고메브릿지’를 열고 황태라면, 왕만두튀김, 서울불고기버거 등 한식 중심 메뉴를 전면에 배치했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에 푸드코트 3곳을 추가로 연다. 모두 고메브릿지 브랜드로 구성되며 총면적 1485평(4909㎡), 수용 인원 1500명 규모다.

SPC는 공항 특화 매장을 오픈하는 데 주력 중이다. 현재 T1·T2에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쉐이크쉑 등 41개 점포를 두고 있으며, 2023년 11월에는 인천공항 제1·제2터미널 식음복합(FB) 운영사업 계약을 체결해 2033년까지 장기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4월에는 오픈 키친 형태의 ‘콤팩트 라이브’ 콘셉트를 도입한 ‘던킨 T2 인천공항 센트럴점’을 선보였다. 고객이 직접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QR 간편 주문 시스템도 시범 적용해 좌석에서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올해 6월에는 T1·T2에 쉐이크쉑 매장을 24시간 영업 체제로 오픈했다. 공항 상권 특성에 맞춰 오전에는 모닝메뉴 4종도 판매한다.

이외에도 롯데GRS는 FB2·FC4 구역의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로, 공항 내 구역별 사업권 이전 시기에 맞춰 입점 브랜드 구성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며 매장을 운영 중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이달 인천공항에 스카이허브라운지 5개점을 개장했다. 

인천공항 고메브릿지 2터미널 중앙점 내부. 사진=CJ프레시웨이

컨세션 매출 급상승…테스트베드 역할도 

공항 이용객 증가와 식음료 매장 확대가 맞물려 관련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출국·도착 전후로 공항 내 식음료 매장을 찾는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영향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동 인구가 꾸준히 확보되는 공항 내에서 식음료 매장을 오픈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식품업계 내에서 인천공항이 황금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실제 아워홈은 올해 상반기 외식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고, 이 중 전체 컨세션 매출은 28% 증가했다. 특히 공항 컨세션 매출은 14% 상승하며 외식사업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CJ프레시웨이의 컨세션 부문 매출은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연평균 19%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공항 컨세션 매출의 경우 직전 분기보다 14% 증가했다. SPC 또한 지난해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롯데GRS 역시 공항 컨세션 사업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항은 외부 상권과 달리 경쟁이 제한적이고, 유동 인구가 꾸준히 확보된다”며 “특히 공항에서는 장시간 대기, 환승, 지연 등 ‘머무는 시간’이 길고, 식음료 소비는 여행 필수 지출로 유지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이 꾸준히 나온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 전 신제품을 시험 판매하거나 한정 메뉴를 선보이는 ‘테스트베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이 찾는 만큼 외국인 소비자 반응을 현장에서 즉각 확인할 수 있어, 향후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국내외 소비자가 한 공간에 모이는 특수한 입지여서 신제품이나 한정 메뉴를 시험해 보기 좋다”며 “외국인 고객 반응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해외 진출 가능성을 미리 검증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아워홈 관계자 또한 공항 컨세션 사업에 대해 “외식사업 성장의 핵심 동력이며, 글로벌 고객에게 한식의 고유한 맛과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접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