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되살린 백범의 목소리, 기술이 역사를 만날 때
SKT, 광복 80주년 맞아 독립운동가 5인 영상 복원… "AI 주권으로 독립정신 잇겠다"
SK텔레콤은 독립기념관과 함께 광복 8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독립운동가들의 영상과 육성을 담은 특별 영상을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양 기관이 공개한 ‘광복의 기쁨, 27년 만의 환국’ 영상은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환국 기념 서명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서명포에 글귀를 남긴 김구 김규식 신익희 이시영 조소앙 선생 등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5인의 모습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이번 복원의 핵심은 SKT의 AI 기술이다. AI 미디어 복원 솔루션 ‘슈퍼노바’를 통해 손상된 흑백 사진의 화질을 높이고 자연스러운 컬러를 입혀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목소리 복원이다. AI 딥러닝 기반의 음원분리 기술로 기존 육성 자료의 잡음과 울림을 제거해 또렷한 음성을 되살렸다. 육성 자료가 없는 김규식 이시영 선생의 경우 직계 손자의 음성을 기반으로 AI가 환국 당시 나이를 고려해 목소리를 생성해냈다. 기술이 세대를 넘어 역사의 공백을 잇는 순간이다.
이번 영상 공개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2020년부터 이어진 양 기관의 협력은 독립기념관을 하나의 거대한 ‘ICT 역사 체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다목적 체험형 휴게 공간 ‘스마트쉘터’를 ‘추모의 자리’와 ‘통일염원의 동산’에 추가 설치해 총 4곳으로 확대한다. 쉘터의 대형 미디어월에서는 민족기록화 기반의 미디어아트가 상영된다.
또한 C-47 수송기 전시물과 연계한 증강현실(AR) 콘텐츠 ‘광복의 하늘길’을 연내 공개하고 AR글래스와 투명 OLED를 탑재한 친환경 확장현실(XR) 체험 셔틀 ‘대한부릉이’를 추가 도입하는 등 관람객이 역사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여러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역사를 기리는 가운데 SKT는 ‘기술’을 통해 기여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자사의 핵심 역량과 결합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기록을 현재의 기술로 되살려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통신 기술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사 공헌 방식이다.
김경덕 SKT 엔터프라이즈사업부장은 “나라의 독립과 주권 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분야에서도 SKT의 독창적인 기술 우위로 AI 주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독립운동 정신을 AI 기술 패권 경쟁에 빗대어 기술 독립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역사 체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독립운동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