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찍고 베트남으로, LG CNS의 동남아 AI데이터센터 벨트 구축
베트남 국영통신사와 하이퍼스케일급 IDC 협력... 고성장 시장 선점 포석
AX(AI 전환) 전문기업 LG CNS가 인도네시아에 이어 베트남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에 거대한 ‘K-데이터센터 벨트’를 구축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베트남 최대 국영 통신기업과 손잡고 현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목표가 명확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LG CNS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 최대 국영통신사 베트남우정통신그룹(VNPT)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베트남 데이터센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베트남의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하는 VNPT가 AI 및 클라우드 기술력을 갖춘 LG CNS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성사됐다. MOU에 앞서 VNPT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경영진은 11일 LG CNS의 하남 데이터센터를 직접 방문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으로 세 회사는 베트남 현지에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기 위한 전방위적 협력에 나선다. 각 사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통해 데이터센터 설비부터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와 통신망까지 AI 인프라 구축의 모든 과정을 함께 추진한다.
LG CNS의 이번 베트남 진출은 단순한 사업 수주를 넘어 동남아 데이터센터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핵심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최근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따낸 데 이은 연타석 홈런이기 때문이다. 이는 KT 등 국내 경쟁사들이 베트남 통신사와 손잡고 AI 사업 협력에 나서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동남아시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고성장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튼에 따르면 동남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137억달러(약 19조원)에서 연평균 14%씩 성장해 2030년에는 305억달러(약 4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디지털 경제 발전을 국가 핵심 과제로 삼고 있어 인프라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LG CNS는 이러한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국내에서 30여년간 쌓아온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역량을 동남아에 이식하고 있다. 국내 최다인 9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AI 시대에 필수적인 고효율 냉각 기술 등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 국영기업과의 파트너십이라는 가장 확실한 성장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LG CNS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VNPT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등 베트남 현지에 최적화된 스마트엔지니어링 사업 모델 발굴에도 힘을 합칠 계획이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베트남의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환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겠다는 장기적인 포석이다.
LG CNS 현신균 사장은 “이번 협약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넘어 베트남의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AI 클라우드 등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비즈니스 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AX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