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복귀 李대통령, 첫 지시 "모든 산재 사망사고 직보하라"
전날 아파트 공사현장 노동자 추락 사망 노동부에 12일 국무회의 '산재조치' 보고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앞으로 모든 산재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내린 첫 지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어제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대통령의 지시를 전했다.
강 대변인은 "국정상황실을 통해 공유·전파하는 현 체계는 유지하되 대통령에게 조금 더 빠르게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국정상황실을 통해서 보고·전파되던 기존 체계는 유지하되 대통령 직보 체계도 따로 마련하겠단 뜻이다.
강 대변인은 "지금은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 사고를 인지하는 경우가 있다"며 "보고체계 자체를 상시적으로 체계화하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에 "산재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사후 조치 내용과 현재까지 조치한 내용을 1화요일(12일) 국무회의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강 대변인은 "산재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라며 "일하러 나간 노동자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더는 없도록 세계 10위 경제강국의 위상을 노동자의 안전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뒤 산재 관련 보고를 받고 이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경기 의정부 DL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는 50대 노동자 1명이 약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DL건설 하청업체 소속으로 아파트 외벽 그물망 해체 작업 중 추락방지 안전고리 체결 이상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은 새벽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난 SPC 제빵공장을 찾아가 "일주일에 4일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좀 의문이 든다"라며 경영진을 질타했다.
올해만 4차례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는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면 건설면허 취소를 비롯한 강경 대처가 필요하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닙니까?"라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산재 사망 근절에 직을 걸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