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지주 영구채 발행 '러시'...1조7900억원 대거 출회

신한·하나·우리금융 등 자본확충 총력...차환·운영자금 목적

2025-08-07     김호성 기자
5대 은행 본점.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출처=각사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본격 나선다. 조달 규모만 1조7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 환경이 개선된 가운데, 차환 수요와 유동성 확보, 자본비율 방어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가 이사회에서 결의한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총 1조7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발행 규모 1조705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만기가 없고 일정 조건에서 발행자가 상환할 수 있으며,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이 하반기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은 각각 최대 4000억원 규모 발행을 추진 중이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25일 3400억원 규모 발행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지방 금융지주들도 자본확충에 나섰다. iM금융지주는 1000억원, BNK금융지주는 최대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iM금융지주는공시에서 1000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목적에 대해 BIS자기자본비율 제고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발행 방식은 공모 조달이다.

대부분 금융지주들의 영구채 발행은 차환 목적이 주를 이룬다. 과거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 도래에 따른 것이다.

원금 상환은 발행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며 금융감독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도상환 옵션(Call Option)도 적용된다. 발행사는 5년 또는 10년 경과 후 매 이자 지급일마다 금융감독원장의 승인을 받아 중도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은 대부분의 발행 자금을 기존 채무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 등 계열사의 유상증자 자금 지원을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여건 개선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둔화되고 유동성 여건이 안정되면서 조달 금리 부담이 완화됐고, 보험사 대비 신용도가 높은 금융지주 영구채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