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AI를 잡는다, 보이스피싱 막을 방패 든 통신사

딥보이스 범죄에 기술로 맞불… 한 달간 2900억원대 추정 피해 막아

2025-08-05     최진홍 기자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온디바이스 AI 기반 ‘안티딥보이스’ 기술이 출시 한 달 만에 5500여건의 피싱 시도를 탐지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183건에 달하는 수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올해 1분기 보이스피싱 한 건당 평균 피해액 약 5300만원을 고려하면 한 달간 약 2900억원에 달하는 잠재적 피해를 예방한 셈이다. AI로 목소리를 위변조하는 신종 범죄에 AI 기술로 맞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번 성과는 범죄 수법이 고도화될수록 방어 기술 역시 진화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존의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이 특정 번호를 막거나 사전에 등록된 패턴을 경고하는 수준이었다면 안티딥보이스는 통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실시간으로 목소리 자체를 분석하는 능동적 방어 체계다.

특히 이 기술이 ‘온디바이스 AI’ 기반이라는 점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요소다. 통화 내용이 개인 스마트폰 외부로 전송되지 않고 기기 내에서 즉각 분석되므로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보안과 사생활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으로 통신사의 유사 서비스 경쟁에서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LG유플러스 AI 앱 ‘익시오(ixi-O)’를 통해 제공되는 이 기능은 통화 시작 5초 안에 위변조 음성을 감지하고 1~2분 내 대화 패턴을 종합 분석해 사용자에게 위험을 알린다. 회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실제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받아 200만건 이상 학습시켜 탐지 정확도를 98%까지 끌어올렸다.

사진=LG유플러스

이러한 기술력은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 사만다 카이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산업 보안 책임자는 “혁신적인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와 안티딥보이스 보호 기능을 갖춘 익시오는 온디바이스 AI 보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며 “모바일 기기 내에서 실시간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위협을 탐지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똑똑한 보안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 Agent추진그룹장은 “AI를 활용해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안티딥보이스 기술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LG유플러스는 AI 기반의 실시간 분석을 통해 입체적인 보안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보안에 가장 진심인 통신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개인정보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직접 탐지하는 기능과 AI 기반 위험 URL 및 악성 앱 탐지 기능도 도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