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도 ‘빠른배송 전쟁’ 합류…수수료 절감·충성도 확보

롯데웰푸드·아워홈 등 배송 경쟁력 강화 박차

2025-08-04     서예림 기자
롯데웰푸드가 내일받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롯데웰푸드

빠른 배송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업계를 넘어 식품업계까지 ‘배송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 최근 롯데웰푸드, 아워홈, 대상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자사몰을 중심으로 새벽배송·익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자사몰 ‘빠른배송’ 승부수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29일 자사 온라인몰 ‘푸드몰’에서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아볼 수 있는 ‘내일받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일받기 서비스는 주말을 포함한 일주일 내내 운영되며, 가정간편식(HMR)·육가공 등 일부 카테고리 제품을 평일 기준 밤 12시, 주말 기준 밤 10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파스퇴르 위드맘 등 영유아식 카테고리 제품은 ‘내일받기’ 서비스가 아닌 공장 직배송(주 5일 배송, 주말 제외)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공장에서 생산한 신선한 파스퇴르 브랜드 제품을 고객 집 앞까지 직배송해 품질과 신선함을 보장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아워홈도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같은 달 17일 자사 온라인몰 ‘아워홈몰’에 ‘오늘도착, 내일도착’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워홈몰에서 전일 자정 전까지 결제를 완료한 주문 건은 전국 모든 지역(도서산간 제외)에 익일 내 배송된다. 서울, 경기 등 특정 지역에 한해서는 오전 주문시 당일 배송받을 수 있는 ‘오늘도착’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배송일을 주 7일로 확대해 주말과 공휴일에도 안정적으로 상품 배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당일, 익일 배송 서비스 적용 제품은 냉동·냉장 간편식, 육가공류, 일부 김치류 등 아워홈이 직접 제조한 제품이다. 향후 적용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상그룹의 경우 육류 전문 브랜드 미트프로젝트를 통해 새벽배송과 주말배송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자회사 혜성프로비젼의 콜드체인 설비를 활용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물류를 강화하며 품질 유지와 배송 시간 단축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아워홈몰 오늘도착, 내일도착 배송서비스. 사진=아워홈

 자사몰 전략, 왜 ‘배송’으로 이어졌나

식품업계가 자사몰의 빠른 배송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배송 속도’가 소비자 구매 전환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쿠팡의 등장 이후 새벽배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당연한 서비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4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1분기 온라인쇼핑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3조703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429억원) 대비 약 11% 증가했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1조원이었으나 올해는 36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식품업계의 배송 서비스 강화는 단순히 ‘소비자 편의성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자사몰을 통한 직접 판매 확대다. 그동안 식품업체들은 쿠팡, 마켓컬리 등 유통 플랫폼에 의존하며 높은 판매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자사몰 이용률을 높이면 플랫폼 수수료를 절감하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락인(Lock-in)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 서비스 강화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자사몰 활성화’의 전초전”이라며 “특히 구독형 서비스와 결합할 경우,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식품업계의 빠른배송이 한정된 지역과 상품군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는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전문성과 브랜드 충성도를 공략해 유통 플랫폼들과는 차별화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다양한 카테고리와 규모의 경제가 강점이지만, 식품업계는 자사몰을 기반으로 한 ‘전문성’과 ‘브랜드 충성도’에서 승부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배송 경쟁력은 결국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