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장난’은 끝났나… 도지코인 280원선 지루한 횡보, 시험대 오른 밈코인

농담으로 시작해 시총 10위권… SNS·유명인 한마디에 널뛰기, 펀더멘털 부재 한계 직면

2025-08-02     최진홍 기자

한때 가상자산 시장의 총아로 불렸던 도지코인이 2일 280원 선에서 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던 변동성은 잦아들었지만 뚜렷한 상승 동력 없이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도지코인의 시작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파머가 만든 하나의 ‘농담’이었다. 당시 비트코인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시바견 밈(Meme)을 마스코트로 삼아 장난삼아 만든 가상자산이었다. 비트코인과 달리 발행량이 무제한이고 기술적 독창성도 없어 진지한 투자자산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이 ‘장난’이 거대한 투기판으로 변한 것은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스스로를 '도지파더'라 칭한 그는 SNS에 도지코인을 찬양하는 글을 올리며 가격을 폭등시켰다. 그의 말 한마디에 가격이 수십 퍼센트씩 널뛰기했고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이 열광하며 뛰어들었다. 한때 시가총액 기준 10위권에 안착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기도 했다.

사진=갈무리

하지만 열광의 시간이 지나자 도지코인은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바로 뚜렷한 사용처와 기술적 기반 즉 펀더멘털의 부재다. 물론 테슬라 일부 상품 결제에 쓰이는 등 활용 사례가 있지만 시장 전체를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가격을 움직이는 동력이 오직 커뮤니티의 열기와 유명인의 관심뿐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지코인의 현 상황은 게임스탑 사태 등으로 대표되는 '금융의 밈(Meme)화' 현상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개인 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뭉쳐 기관에 맞서는 힘을 보여줬지만 그 열기가 식었을 때 가치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결국 도지코인의 현재 가격대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밈코인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열정과 유명인의 관심이 꺼진 이후에도 독립적인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