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승부수 뱀피르, 다이아 농사로 MMORPG 판 흔들까
확률형 BM과 선 긋고 이용자 경험으로 정면 돌파 선언
넷마블이 기존 흥행 공식과 결별을 선언하며 새로운 MMORPG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넷마블은 29일 신작 MMORPG 뱀피르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오는 8월 26일 게임을 정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게임의 구체적인 특징과 사업 방향이 공개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대에 직접 나선 넷마블네오 한기현 PD는 “뱀피르를 통해 MMORPG가 직면한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다”며 “아트의 표현 방식부터 성장과 경쟁의 구조 경쟁 시스템까지 모든 영역에서 익숙했던 틀을 과감히 깨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의 선언은 단순히 신작 하나를 발표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피와 공포 섹슈얼리티 같은 파격적인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성인 이용자를 위한 명확한 콘셉트를 구축했다. 이는 모두의 입맛을 맞추려다 개성을 잃어버린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성장과 경쟁의 핵심에 놓인 다이아 파밍 시스템이다. 이용자는 사냥 등 필드 플레이만으로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매월 일정량 얻을 수 있다. 과금을 하지 않아도 상점 내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며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이는 리니지라이크로 대표되는 국내 MMORPG 시장의 오랜 과제였던 과도한 과금 유도 모델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된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나 카카오게임즈의 주력 MMORPG들이 소위 '뽑기'로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과 수백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효율 패키지 판매에 매출을 의존하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과금 격차에서 오는 박탈감에 지쳐 시장을 떠났던 이용자들을 다시 끌어안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운영에서도 이용자 중심 기조를 분명히 했다. AI 시스템으로 작업장과 불법 프로그램을 강력히 막고 인게임 GM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며 개선 현황판으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낮은 등급 아이템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보상 시스템과 고효율 패키지 판매를 지양하겠다는 방침 역시 같은 맥락이다.
넷마블 정승환 사업본부장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이용자 경험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모두가 함께 즐기고 공존할 수 있는 MMORPG의 본질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뱀피르가 내세운 이 약속이 고착화된 MMORPG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이용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