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머스크!" 삼성전자, 11개월만에 '7만원대'...外人, 이달들어 2.7조 순매수
파운드리 계약 기대감에 관련주 급등
삼성전자가 테슬라와의 대규모 파운드리 계약 체결 소식에 11개월 만에 종가 기준 '7만전자'에 복귀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쏠리며 코스피 전반의 상승세도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83%(4500원) 오른 7만 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만전자' 탈환은 지난해 9월 4일(7만원)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상승폭도 지난해 11월 15일(7.21%)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이번 급등은 테슬라와의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 파운드리 수주 소식이 기폭제가 됐다.
이날 개장 전 글로벌 대형기업과 총 22조7천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경영상 이유로 발주처인 계약 상대방은 비밀에 부쳐졌지만, 이내 테슬라향 수주인 것이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표시하면서 장 후반 들어 주가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심리적 저항선인 7만원선을 뚫기 전까지 6만9000원 후반대에서 상당 시간 공방이 벌어졌으나 머스크가 "삼성과의 계약 금액인 165억달러는 최소액"이라며 "실제로는 몇 배 더 될 것"이라고 전하면서 주가는 7만원 선을 훌쩍 넘어섰다.
와카스기 마사히로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이번 2나노 수주 계약은 향후 연평균 10%대 매출 성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팹리스와의 추가 계약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끈 매수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이날 삼성전자 거래량은 3527만여주로 전 거래일(808만주)의 4.5배 수준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 684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지원했다. 이날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2548억원) 규모의 두배를 훌쩍 뛰어 넘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1~28일) 삼성전자만 2조7285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달 순매수 1위였던 SK하이닉스(1조 4714억원)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수치다.
앞서 외국인은 4월과 5월에는 삼성전자를 각각 2조 7762억 원, 1조 2778억 원어치 팔아 치우며 순매도 1위에 이름 올린 바 있다.
삼성전자 공급망에 속한 소재·장비 기업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두산테스나가 상한가(29.96%)를 기록했고, 솔브레인(15.67%), 코미코(19.16%), 동진쎄미켐(9.23%) 등 미국 테일러 공장 관련 수혜 기대주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원익IPS(15.38%), HPSP(4.29%) 등 파운드리 장비주도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이날 수주 소식에 앞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신규 거래로 실적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21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는 4nm 및 2nm 공정 개선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테슬라 등 신규 거래선 확보 등을 통해, 영업 적자의 폭을 축소시켜 나아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회복 되고 있음을 방증하기 때문에 주가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도 삼성전자의 상승에 힘입어 전장보다 13.47포인트(0.42%) 오른 3209.52에 마감했다.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약진으로 코스피지수 전체의 추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1~28일) 코스피 시장에서 총 4조 752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올해 5월 1조1656억 원, 6월 2조6926억 원을 순매수하며 3개월 연속 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던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13.47포인트(0.42%) 오른 3209.52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 유입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 실적 모멘텀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반도체 외에 방위산업 등 기존 주도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 방산업은 구조적 슈퍼 사이클의 초입에 있다"며 “향후 5년 내 한국이 글로벌 톱5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 종목이 지정학적 유연성, 비용 효율성,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무기와의 호환성 등에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