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브랜드 하나, 대형마트 안 부럽다”…네이버의 생존법, ‘엑셀러레이터’ 되다

유망 스토어 투자·글로벌 진출 돕는 ‘라운드업리그’ 가동…VC와 손잡고 브랜드 육성

2025-07-21     최진홍 기자

네이버가 단순한 온라인 공간 제공자를 넘어 유망 브랜드를 직접 키워내는 ‘엑셀러레이터’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가격 경쟁이 아닌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e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네이버는 사업 확장이나 글로벌 진출을 앞둔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라운드업리그’를 본격 가동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초기 창업자를 지원하던 기존 프로그램을 넘어 사업 고도화 단계에 진입한 브랜드가 투자 유치나 해외 진출 같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직접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네이버의 변신은 치열해진 e커머스 시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해외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네이버는 플랫폼의 진정한 경쟁력이 입점 브랜드의 다양성과 독창성에 있다고 판단했다. ‘라운드업리그’는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성장을 지원하고 그 성공 스토리가 다시 네이버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진=네이버

이를 위해 네이버는 벤처캐피탈(VC) 엑셀러레이터 등 투자 전문가 그룹과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AI 솔루션 적용 같은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얼라이언스 그룹은 데이터 기반 투자 유치 전략과 IP 브랜딩 강화 등 전문 컨설팅을 제공한다. 단순한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자본 연계와 사업 확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1기는 지난 1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네트워킹 행사로 막을 올렸다.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K뷰티 식물성 음료를 만드는 비건 디저트 브랜드 등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높은 20개 브랜드가 첫 주자로 나섰다.

전문가 얼라이언스로 참여한 ‘패스파인더에이치’의 박진호 이사는 “투자사 입장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위한 사업자와 의미 있는 성장 스토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라며 “네이버의 비전과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잠재력 높은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임팩트시너지 신지만 리더는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는 생태계 다양성의 원동력이자 브랜드 성공 경험이 될 수 있는 자산”이라며 “역량을 갖췄지만 네트워크나 자본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들이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