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플레저·고물가’ 타고 샤브샤브 대확산…기대와 우려 공존

‘샤브올데이·로운 샤브샤브·샤브20’ 등 인기 급증 수명 감소 등 출점 경쟁이 부르는 부작용 우려도

2025-07-16     서예림 기자
프리미엄 샤브뷔페 브랜드 샤브올데이. 사진=샤브올데이

최근 ‘샤브샤브 프랜차이즈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고물가 시대의 가성비 수요가 맞물리며 ‘샤브샤브’가 올해 외식업계 주요 유행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반면 일각에서는 급격한 출점 경쟁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생존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시적 유행으로 반짝 붐이 일다가 줄줄이 사라지는 ‘탕후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대세 외식 메뉴는 샤브샤브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던 샤브샤브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샤브샤브가 프랜차이즈화되며 대중화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최근에는 1인·무한리필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다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등록된 샤브샤브 브랜드만 60여곳이 넘는다. 

샤브샤브의 부활 원동력으로는 건강 트렌드가 꼽힌다. 샤브샤브는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건강한 외식 메뉴’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고물가 시대에 즐기기 좋은 ‘가성비’가 결합된 점도 인기 요인이다. 1만원대의 1인 샤브 전문형부터 2~3만원대의 무한리필 뷔페형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샤브샤브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면서, 가성비 좋은 외식 메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샤브샤브는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함께 즐길 수 있어 건강한 이미지가 강하다”며 “여기에 가성비까지 갖추면서 외식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에는 프리미엄 뷔페, 1인 샤브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 다가구, 1인가구 등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한리필부터 1인 샤브샤브까지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는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선보인 ‘샤브올데이’다. 샤브올데이는 2만원대에 최상급 소고기와 신선한 제철 채소로 구성된 샤브샤브와 함께, 한식·중식·양식 등 약 60여가지 메뉴를 뷔페 형식으로 무제한 제공하는 프리미엄 뷔페형 샤브샤브 브랜드다. 차별화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2023년 7월 첫 매장을 낸 이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지난달 전국 가맹점 수가 150호점을 돌파했다. 

이랜드이츠가 2012년에 론칭한 샤브샤브 샐러드바 ‘로운 샤브샤브’도 최근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저속노화 외식을 찾는 고객 수요에 따라 지난해 신선한 식재료 위주의 신메뉴 개발을 진행했고,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1% 증가했다.

이외에도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20가 ‘2025 고객 만족지수’ 시상식에서 외식(샤브샤브) 부문 1위를, 프리미엄 1인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온당이 ‘2025 한국 소비자 만족지수’ 프랜차이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연이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규 브랜드 론칭 움직임도 여전히 활발하다. 매일유업은 2년여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3월 ‘샤브식당 상하’를 선보였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돼지고기 샤부샤부를 주력 메뉴로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프리미엄 초밥 뷔페 브랜드 쿠우쿠우도 새로운 샤브샤브 브랜드 ‘올웨이즈샤브’를 론칭했다. 품질 좋은 육류와 민물장어, 신선한 해산물, 다양한 야채들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뷔페 콘셉트로 외식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샤브식당 상하. 사진=매일유업

기하급수적 출점 경쟁 속 ‘생존’ 고민도

하지만 유행을 좇아 단기간에 샤브샤브 매장이 급증하는 현상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단기간에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면 상권이 포화돼 한 브랜드의 수명이 짧아지고, 소비자 관심이 식으면 매출이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무한리필·뷔페형 샤브샤브 프랜차이즈의 경우 운영 난이도가 높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양한 메뉴와 재료를 한 번에 제공하다 보니 재료 관리가 복잡하고, 식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높은 창업비용과 낮은 회전율도 단점으로 꼽힌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탕후루나 돼지고기 무한리필 매장처럼 한때 폭발적으로 늘었다가 경쟁 과열과 소비자 피로로 인해 빠르게 사라진 전례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브랜드 경쟁이 심화되는 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출점 경쟁은 결국 브랜드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인용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상생파트너위원장은 유튜브를 통해 “샤브샤브를 건강식으로 많이 찾다 보니 브랜드가 굉장히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메뉴 구성을 어떻게 하고 단가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각 브랜드의 제곱미터당 매출액과 평균 매출액 변동성이 크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큰 매장의 경우 뷔페식으로 구성하다보니 창업 비용이 높고, 회전율도 불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