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스타트업 해외 파병' 공식, 테크타카 앞세워 북미 공략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 D2SF가 AI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에 세 번째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국내에서 검증된 파트너를 '해외 시장 개척의 선봉'으로 내세우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 공식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슨 일이 있었나. 테크타카는 네이버와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통합 물류 플랫폼 '아르고'를 기반으로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의 핵심 파트너로 활약하며 '네이버배송' 서비스의 안정성을 책임져왔다. 당일 출고율 99.98%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며 2023년에는 공헌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에는 전체 출고량이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이번 투자의 핵심은 '북미 시장'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파트너인 테크타카를 앞세워 북미 물류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는 네이버가 직접 거대 시장에 진출하는 대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국내에서 함께 성장시킨 뒤 이들을 통해 해외 영토를 확장하는 영리한 전략이다.
마치 잘 훈련된 특수부대를 파병하는 것과 같다. 최근 아마존 등에서 K뷰티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급증하는 역직구 물류 수요를 해결할 최적의 파트너로 테크타카를 낙점한 것이다. 테크타카는 이미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물류센터 두 곳을 가동하며 아마존 FBA 틱톡샵 등과의 연동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번 투자는 네이버 D2SF의 역할과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D2SF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초기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네이버와의 협력으로 성장을 견인하며 최종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돕는 '전략적 동반자'의 길을 걷고 있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이미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테크타카는 창업 초기부터 네이버와 긴밀히 협력해온 전략적 파트너로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낼 것이라 기대한다"라며 "이들의 더 큰 성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