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북] “인구 소멸 위기? 기회로 삼자”

2025-07-20     김연제 기자
일본 경제 대전환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일본 경제 대전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를 넘어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구조적 위기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지금,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저성장이 고착되고 있다.

인구 소멸, 저성장 고착화 등 우리 경제를 되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 선례를 확인하는 것은 효과적인 출발점일 수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참고할 만한 선례로 일본을 제시한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약 30년간 저출산 고령화라는 큰 위기 속에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삼중고를 경험했으며, 최근 침체를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 경제 전반을 분석한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로 시작된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부터 거시경제의 측면에서 바라본 일본 경제 부활의 동인, 인구 변화가 부른 기업문화의 혁신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가 어떻게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는 자산관리 정책을 마련했는지, 금융회사들은 이를 어떻게 구체화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연공서열 문화를 버리고 성과주의로 바뀌는 기업에서부터, 주4일 근무제를 적극 도입해 근무시간을 줄이라는 정부까지 우리의 기존 관념을 깨는 일본 기업문화의 변화도 소개하고 있다.

◇ 초고령화 사회와 브랜드 종합 요양회사

한국은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의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5년 후기 고령자는 709만 명에 달해 전체 노인 인구의 4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해 제도적 지원으로 요양 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정기관 수는 요양 수요 증가에 따라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의 대다수가 개인사업자로 규모가 영세하다.

반면, 일본은 전국적으로 거점을 두고 다양한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화된 종합 요양회사’가 많다. 일본은 요양 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제도적으로 민간의 시장 참여와 경쟁을 적극 유도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요양 전문 법인을 찾기 어렵다. 

◇ 일본 금융그룹의 해외 사업 성공

일본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은 일본 금융회사들에게 호재였다. 금융그룹들은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해외 민관협력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관련 노하우를 꾸준히 축적했다. 은행-종합상사-제조·건설 기업은 ‘패키지 딜’을 구성해 발전·도로·항만 등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금융그룹은 이러한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사업의 발굴, 기획, 타당성 평가 등에 참여하며 정교한 사업성 분석과 리스크 관리 기법을 체득해 왔다. 자금 공급 과정에서는 국책은행과 함께 대주단을 구성해 금융주선, 신디케이트론 공급, 자금관리 등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간 구축된 경험, 업계 네트워크 등이 일본 3대 금융그룹들의 해외사업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일본은 미리 가본 우리의 미래였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기업과 금융, 가계가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일본의 변화와 혁신은 바로 지금 한국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