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환 대원제약 사장, 3세 경영 1년 '시험대'…신사업 부진에 '제2의 도약'은 요원

오너 3세의 야심 찬 비전,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2025-07-03     노진우 기자

대원제약의 3세 경영을 이끌고 있는 백인환 사장이 취임 1년을 넘겼지만, 그가 선언했던 '제2의 도약'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창업주 고 백부현 회장의 장손이자 백승호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사장은 미국 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삼정 KPMG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11년 대원제약에 입사해 전략기획실, 해외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등 핵심 부서를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재 그의 리더십은 '도약'보다는 '시험대'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인환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신사업 발굴을 통한 '제2의 도약'이라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신사업 부문의 실적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전체 실적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의 과감한 사업 다각화와 M&A(인수합병) 강화 전략이 성과를 내기는커녕, 기업의 재무 건전성마저 위협하는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사업 확장을 위해 대원헬스케어와 에스디생명공학에 투자된 541억원 규모의 자금이 회수되지 못하고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백인환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때 '콜대원'의 성공으로 3세 경영의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와 M&A를 통한 신사업 확대는 현재 대원제약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대원헬스케어(2021년 인수)와 에스디생명공학(2023년 인수)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인수한 종속회사들의 지속적인 적자는 대원제약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금이 회수되지 못하고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백인환 사장의 야심 찬 신사업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부채'로 돌아와 대원제약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는 백인환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은 2023년 기준 13조5381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5.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분야이다. 고령화 심화, 첨단 기술 발전, 팬데믹 경험을 통한 보건 안보의 중요성 부각,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대원제약은 백인환 사장의 신사업 부진으로 인해 이러한 흐름에 제대로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망한 산업 환경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는커녕, 내부적인 문제로 발목이 잡혀 '역주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대원제약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보다 기존의 안정적인 사업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백인환 사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사실상 3세 경영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2025년 매출 목표 1조원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598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23년 대비 13.5% 증가하는 등 외형은 성장했지만, 내실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가 지배적이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신약 개발 및 파이프라인 강화, 주력 제품의 경쟁력 확보라는 본업에 집중하기보다 검증되지 않은 신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해 기업의 핵심 역량마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규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기존 사업의 경쟁력마저 흔들린다면 1조원 매출 목표는 단순한 허상에 그칠 수 있다.

백인환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사업 발굴과 사업 다각화, M&A 강화 전략은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의 거대한 성장 흐름에 발맞추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속도와 실행력, 그리고 성과이다. '제2의 도약'은 허울뿐인 목표로 보이며, 빛바랜 성장 목표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과연 백인환 사장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신약 개발 및 파이프라인 강화, 주력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대원제약을 진정한 '제2의 도약'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자칫하면 '1조 클럽'은커녕, 수익성 악화와 재무 부담이라는 늪에 더 깊이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