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겹악재에 흔들리는 성장 동력

'펠루비' 특허 패소에 세무조사까지

2025-06-27     노진우 기자

대원제약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최근 연이어 터진 악재로 인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력 제품의 특허 소송 패소, 세무조사, 그리고 자회사들의 지속적인 부진이 겹치면서 대원제약은 수익성과 경영 투명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기술력에 비해 리스크 대응 전략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원제약의 대표 진통제인 '펠루비정'은 최근 제네릭 업체들과의 특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약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10년 이상 대원제약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펠루비의 매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수익 구조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소염진통제 시장의 경쟁 심화와 맞물려 펠루비의 매출 감소는 대원제약의 전체 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대원제약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판매대행업체(CSO)와의 거래 내역에 대한 조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불투명한 유통 구조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기업 이미지 손상은 물론, 재무적인 부담까지 가중될 수 있어 대원제약의 경영 투명성과 윤리 경영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자회사 실적 또한 대원제약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화장품 업체 에스디생명공학 등 일부 자회사는 여전히 적자 기조를 이어가며 그룹 전체의 연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을 종속회사로 편입한 이후 대원제약의 연결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자회사들의 적자 폭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대원제약은 본업의 실적 방어와 더불어 자회사들의 부진까지 떠안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경영진의 구조조정 의지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P-CAB 신약 'DW4421'의 3상 진입, 자궁근종 치료제 '메리골릭스'의 임상 2상 종료, 패치형 비만 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완료 등 대원제약이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점은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의 상업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단기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있는 실정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감한 R&D 투자에 비해 결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직면한 실적 악재를 상쇄할 만큼의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R&D 투자가 오히려 당장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원제약은 '콜대원' 시리즈의 선전과 바이엘 코리아와의 파트너십 체결 등 긍정적인 소식도 있지만, 펠루비의 약가 인하 가능성과 자회사 부진, 그리고 세무조사라는 악재들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성장 동력을 잃고 주가 또한 하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제품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 전략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펠루비 매출 감소와 세무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이 이러한 복합적인 악재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신약 개발 성과를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