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해외시장 개척, 뚜렷한 성과 '아직'…"현지화 전략으로 새 판 짜야"

2025 여신금융 세미나 개최

2025-06-25     박수아 기자

"여전사들이 오랜 기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25일 여신금융협회 대강의실에서 열린 '2025년 여신금융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차별화된 경쟁력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자금조달의 어려움, 인력관리의 비효율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세미나는 박 실장의 이 같은 문제의식을 비롯, 국내 여전사의 해외 진출 전략와 과제를 다각도로 짚기 위해 여신금융협회가 마련한 자리로, 글로벌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여전사의 수익 다변하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은조 여신금융협회 전무가 인삿말을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수아 기자

세미나 발표에 앞서 김은조 여신금융협회 전무는 인삿말을 통해 "우리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확보하는게 핵심"이라며 "국내 여신업계의 해외진출에 대한 전략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국내 여신금융사의 인도네시아·라오스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방안'을 주제로, 여전사의 내수시장 한계 극복을 위해 동남아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연간 차량 판매량이 약 100만 대에 이르며 자동차 구매의 70~75%가 할부금융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라오스는 시장 규모는 작지만 자동차 등록 대수가 연평균 8~9%성장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환 정책과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가 '국내 여신금융사의 인도네시아·라오스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사진=박수아 기자

서 교수는 인도네시아와 라오스 시장 진출 전략으로 △현지 시장지배력이 있는 기업과의 협력 또는 지분투자 △사전 시장조사 및 현지 규제에 대한 대응 전략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사업 로드맵 구축을 제안했다. 특히 현지화 전략이 지속가능한 성과를 위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인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박사는 '국내 캐피탈사의 우즈베키스탄 진출 전략'을 주제로, 현지 리스·할부금융 및 소액금융(MFO)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 가능성을 설명했다. 배 박사는 우즈베키스탄이 고성장·저부채 구조를 갖추고 있고, 신용 침투율이 38.8%에 불과한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은행 민영화 및 WTO 가입 추진 등 제도 개혁이 이행될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와 금융시스템 효율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배 박사는 국내 캐피탈사가 우즈베키스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차량 및 장비 중심의 금융리스 시장 선점 △MFO 인가를 통한 소액 할부·소매금융 진입 △BNPL(선구매후지불)핀테크와의 전략적 제휴 △데이터 현지화 기반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이라는 네 가지 접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이 같은 진단을 바탕으로 '여전사 해외 진출 현황 분석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며 여전사들이 오랜 기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현지 자금조달의 어려움, 인력관리의 비효율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여전사들이 소비자 중심의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캡티브(Captive) 전략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금유상품 공급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강점을 적극 활용한 현지화 전략이야말로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민기 여신협회 상무,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박사,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 김은조 여신금융협회 전무. 사진=박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