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일] 강태영 농협은행장, 디지털 드라이브...AI로 체질 전면 개편
NH농협은행이 올해를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낸다. 지난 1월 취임한 강태영 행장이 디지털 혁신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1월 NH농협은행장에 오른 강태영 행장은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임직원이 늘 살펴야 할 고려사항으로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금융 선도 등을 강조했다.
인사·디지털·여신까지 모두 섭렵… '전방위형 금융 전략가'
강 행장은 농협금융 전 조직을 두루 거친 보기 드문 '전방위형 리더'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카드상품개발팀, 구조개혁추진단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이후 농협은행 인사팀장, 전략기획단장, 지점장 등을 거치며 조직 운영의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특히 올원뱅크사업부와 디지털전략부를 이끌며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고,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며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 수립에도 깊이 관여했다. 이후 농협캐피탈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 등 여신 업무를 총괄, 금융 전반에 대한 실무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상품 기획부터 현장 운영, 인사 전략, 디지털 혁신까지 아우른 이력은 농협금융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 행장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행력과 전략 수립 역량,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대응 감각을 두루 갖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 DT부문장 재직 당시 모바일 앱 'NH올원뱅크' 고도화를 주도하며, 그룹 차원의 슈퍼앱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디지털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실행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농협금융지주 임추위는 지난해 12월 당시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었던 그를 행장으로 추천하며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AI 기술 기반 디지털 업무 혁신 시동…실무·감리·플랫폼 전방위 확대
NH농협은행은 강 행장의 '디지털 리딩뱅크' 목표 아래 전방위적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지난 2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영업점에 'AI 추천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예측형 AI와 생성형 AI를 결합해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상담 시 최적의 금융상품을 제안해 일선 창구의 업무 효율을 높였다.
지난 3월에는 'AI 신용감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감리는 은행이 기업에 대출을 실행한 이후에도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 담보 가치, 경영 상황 등을 면밀히 분석해 부실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리스크 관리 절차다.
NH농협은행은 기존에 감리 업무를 수작업으로 진행했으나 이번 도입을 통해 과거 감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위험 차주를 사전에 식별하고, 우량 고객을 선별 자동화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춤으로써 업무 정확도는 물론 효율성까지 크게 높였다.
농협은행이 최근 실시한 AI감리역 성능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부실 징후 포착 능력은 기존 대비 21.5% 향상됐으며, 잠재적 위험 사례에 대해 AI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점검하는 등 감리 업무 중 약 70% 가까이 업무량이 감축됐다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겠습니다"- 2025년 1월 3일 취임식에서-
생성형 AI 플랫폼 또한 강 행장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강 행장은 올해 상반기 플랫폼 구축 계획을 공식화하고, LG CNS와 PwC컨설팅 등과 협력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플랫폼은 비정형 데이터 처리 기능을 갖춘 유연한 데이터 체계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마케팅 문구 생성이나 정책자금 추천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 행장은 해당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다양한 부서와 업무에 확장 적용해, 조직 전반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과제 확대 개발 사업도 추진중이다. RPA는 반복적인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이 자동 수행하는 기술로, 강 행장은 30개 이상 과제를 신규로 개발해 내부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AI 현장교육 범위도 전국 영업점까지 확대했다. 이는 기존 본부 중심의 교육을 일선 현장으로 넓힌 것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전 지점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강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강태영 호(號)의 첫 과제는…'실적 방어'와'신뢰 회복'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1조807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성과 직후 은행장직을 맡은 강 행장은 실적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 속에 실적 방어와 경영 안정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내부통제 강화도 강 행장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다. NH농협은행은 2024년 한 해 동안 총 453억5700만 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기록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조직 전반의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무 재설계로 모든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고 취약점을 전면 재정비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습니다" 강 행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혁신과 내부통제 강화. 이는 단기 성과를 넘어 NH농협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강 행장의 밑그림이다.
AI 기반의 시스템 혁신과 현장 중심 전략을 바탕으로, 강 행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금융사고를 차단하고 실적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디지털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선언한 그의 리더십이 위기 대응력과 혁신역량을 어떻게 결합해낼지, NH농협은행의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