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크레타, 신흥 시장서 '국민차' 입지…누적 판매 170만대 돌파

신흥시장 현지화 전략 성과 직결

2025-06-08     양정민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국발 관세 리스크로 고전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크레타가 신흥시장에서 전략적 성과를 확대하며 현지 '국민차'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 현지화 전략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8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크레타는 2015년 인도 출시 이후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량 123만7404대를 달성했다. 지난 2020년 이후 현지에서 매년 10% 이상의 판매 증가율을 유지하며 지난해 2월 출시 8년 만에 누적 100만대를 돌파한 바 있다. 현대차의 현지 전략차종 중 SUV로는 최초로 100만대 기록을 세운 성과다.

현대자동차 크레타. 사진=현대자동차

특히 크레타는 지난해 3월과 4월 인도에서 각각 1만6850대, 1만6056대를 판매하며 2개월 연속 현지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판매 20만대를 돌파하며 현지 베스트셀링카 지위 확보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지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제품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고성능 '크레타 N 라인', 전기차 '크레타 EV' 출시에 이어 크레타 하이브리드 모델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인도에서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전년 대비 23% 성장해 전기차(18%)를 상회한 점이 주목된다. 인도는 세계 3위 자동차시장이지만 하이브리드차 비율이 2%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 크레타. 사진=현대자동차

브라질 시장에서도 크레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 집계에 따르면 2017년 현지 출시 이후 지난 4월까지 총 47만7591대가 판매됐다. 올해 하반기 누적 50만대 달성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6만9116대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현지 판매 순위도 2022년 10위에서 2024년 7위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올해 1~4월 브라질에서 크레타는 현대차 승용차 판매의 40%를 차지하며 핵심 전략차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SUV 선호도 증가와 크레타의 제품 경쟁력이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크레타. 사진=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에서도 긍정적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 올해 1~4월 크레타의 현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283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전체 판매량이 8718대에서 8565대로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성과다. 현대차 판매량에서 크레타가 차지하는 비율도 33%로 지난해 24% 대비 9%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의 신흥시장 현지화 전략이 성과로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비포장도로가 많고 고온 다습한 현지 환경을 고려해 고장력 강판 사용 면적을 확대하고 뒷좌석 에어컨을 기본사양으로 탑재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크레타는 현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제품 최적화를 통해 신흥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전략 모델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