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이 옥탑방에 찾아왔다…연극 ‘빗소리 몽환도’, 대학로 드림시어터서 6월 11일 개막

2025-05-29     김형호 기자

연극 ‘빗소리 몽환도’가 6월 1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옥탑방에서 공상호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를 작은 문고판으로 읽으며 감탄한다. 그러다 의혹을 품는다. 왜 그들이 낭만적 사랑의 대명사가 됐을까? 그들의 죽음은 너무 충동적인 건 아닐까?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그녀는 소설 속 줄리엣이다. 현실과 환상이 합선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여자는 사라진다. 그런데 이번엔 소설 속 남자가 찾아온다.

‘빗소리 몽환도’는 2017년 12월 프리뷰를 시작으로 이번이 5차례째 무대다.

주수자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 소설은 2017년 출간됐으며, 개정판이 현재 나욌다. 2020년 12월 영국에서 번역판이 출간된 뒤 미국과 유럽에서도 소개됐다.

원작의 아이디어를 간추리면, 주인공이 소설 속 인물을 만난다. 무슨 의미일까? 주수자 작가에 따르면, “책을 읽는 행위란 마치 몽환도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즉, 원작이 말하는 몽환도란 꿈과 환상의 세상이지다. 하지만 현실의 부정이 아닌, 현실의 확장이다. 그래서 책은 곧 인간이기도 하다. 뒤집어 말하면, 책이 없다면 인간일 수 없고, 인간이 없으니 인간이 점유한 협소한 공간은 무의미해지며, 그렇다면 우주 전체도 사라진다. 그런 맥락에서 책 속의 글자들은 인간과 세계를 이루는 근원이다.

전기광 연출과 극단 불은 소설 속 주인공들을 무대 위에 올린다. 관객은 원작 소설 ‘빗소리 몽환도’의 주인공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셈이다. 그 순간, 관객은 ‘빗소리 몽환도’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가 된다.

기획 채주원, 조연출 안호주·김동현, 조명 이인연, 무대 박재범, 영상 장재호, 의상 황도석, 소품 한동현이 드림씨어터에 ‘옥탑방’을 만든다.

홍보 문상원·이윤철, 마케팅 송유담이 초대한 관객이 소설 속 주인공 ‘공상호’ 등을 만난다.

주원성, 정연주, 공현욱, 박새슬, 송인준, 현정하, 김산, 박초원, 황정후가 공상호를 비롯해 소설 속 주인공들을 연기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1막 2장, 2막 3장의 본 이야기를 감싼다. 마치 책의 표지처럼.

총 90분 공연, 만 14세 이상 관람가, 전석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