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공약…이재명 “사각지대 해소” vs 김문수 “이차개혁”
대선후보들이 지난달 공포한 국민연금 개혁을 유지할지, 추가 개혁할지를 두고 갈라졌다.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집에 따르면 이 후보는 기존 국민연금 개혁안을 유지하되, 사각지대를 없애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청년에겐 국민연금 생애 최초 보험료를 지원하고 군복무 크레디트(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조치) 확대를 공약했다. 노인을 향해 연금 수급연령에 맞춘 법정정년연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23일 TV토론에서 ‘국민연금 이차개혁’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금개혁위원회에 청년이 참여하게 하고 연금액을 인구구조 변화와 연동하겠다고도 했다. 노인에겐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이면 연금을 깎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기초연금은 현행 34만원에서 4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국민연금을 신·구 연금으로 나누겠다고 했다. 신 연금은 낸 보험료에 따라 급여액이 정해지는 ‘확정기여형 방식’으로 운용해 ‘낸 만큼은 받는’ 구조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만 19~34세 청년에겐 용도 제약 없이 최대 5000만원을 연 1.7%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게 지원한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TV토론에서 국민연금의 노후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에서 받는 돈을 50%로 인상하고 기초연금도 월 50만원으로 증액한다. 지역가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 노동자·플랫폼 기업 노동자도 사업장 가입자로 간주해 회사와 노동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인구 소멸’ 문제와 연결되는 저출생 대책은 각 후보마다 강조한 공약이 다르다. 이재명 후보의 공약은 주로 재정 지원에 초점을 뒀다. 김 후보는 주거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후보 측에서는 실생활 편의에 집중했다. 권 후보 측 공약은 임신·출생·산후조리 등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가 핵심이다.
다만 지난 26일 시민단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의 아동수당 지급 공약을 위해서는 36조원이 필요하다. 김 후보는 우리 아이 첫걸음 계좌 공약에만 30조원이 쏟아부어야 한다. 앞서 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나라살림 적자는 60조원을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고소득층·대기업 증세를 꺼낸 권 후보를 제외하면 뚜렷한 재원 마련 방안을 밝힌 후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