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또 늘었다…“고위험 상품, 심사 강화해야”

카드론 평균 금리는 소폭 내려…"조달금리 인하 반영"

2025-05-22     이지홍 기자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 추이.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카드사들의 소위 '돈이 되는' 사업인 카드론 잔액이 한 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불어나는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출 심사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1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42조5005억원으로 전월 42조3720억원보다 약 13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카드사의 분기 말 부실채권 정리(상각)로 잔액이 소폭 줄었지만 올해 들어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매달 늘어나고 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도 소폭 늘었다. 지난달 9개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4535억원으로 3월 말(1조3762억원)보다 늘었다.

다만 대출 규모가 작은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현금서비스 잔액 등은 소폭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6조8688억원으로 전월(6조8787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355억원으로 전월(6조7104억원)보다 줄었다.

카드업계에서는 비교적 대출 규모가 크고 소위 ‘돈이 되는’ 카드론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날이 낮아지는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지급결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대출로 수익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5년 동안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41%에서 37%로 줄었다. 4.5%였던 가맹점 수술료율이 우대수수료율 기준 0.4~1.45%로 떨어진 영향이다. 카드수수료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카드사는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수수료율을 결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카드사는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밀려나고, 카드론·리볼빙으로 이어지는 고위험 상품군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신용카드학회장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고용을 축소하고, 영업 경쟁력이 약해져 고위험 상품 판매에 나서는 악순환"이라고 전했다.

불어나는 카드론 잔액에 카드사의 대출 심사 등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말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린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0.49%로 지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상 카드사는 금리 조절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하지만 카드론 금리는 소폭 감소했다. 9개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 평균은 14.57%로 전월 14.83%보다 0.26%p 감소했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저신용 차주가 유입되기 쉬워진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인하가 반영되면서 평균 (대출)금리가 소폭 하락했다"며 "향후 경기 악화에 따른 저신용 차주 유입,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에 따라 평균 금리는 변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