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학회도 혈압 목표 130/80…75년 만에 특정 치료성분 우선순위 제외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2025’ 선공개…120mmHg로 낮추면 효과 더 커

2025-05-15     이혜진 기자

대한당뇨병학회도 당뇨병을 앓는 환자는 혈압을 수축기(심장이 압축할 때) 130밀리미터수은(mmHg), 이완기(확장할 때) 80mmHg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진료지침을 내놨다.

당뇨병학회는 지난 8~10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진료지침 2025를 선공개 했다. 이달 중순에는 구체적인 지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당뇨병학회가 혈압 조절 목표를 이같이 강화하기에 앞서 대한고혈압학회는 같은 내용의 ‘2022 고혈압 진료지침’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당뇨병 환자가 이 수준을 넘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혈당 측정기 바늘. 사진=연합뉴스

학회의 진료지침은 관련 연구결과를 반영했다. 동양인 노인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 수축기 혈압을 130mmHg로 관리한 이들은 140mmHg인 환자들보다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 발생이 적었다. 이에 미국은 앞서 2017년 전체 고혈압 기준을130/80mmHg로 일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엔 당뇨병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120mmHg로 낮추면 혈압 조절 효과가 커 심혈관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당뇨병학회는 그간 환자의 1차약제로 권고한 메트포르민은 우선사용 약제에서 제외했다. 75년만의 일이다. 지난해 5월 영국의학저널 등에 따르면 디펩티딜펩티다제(DPP)-4∙글리플로진 억제제처럼 메트포르민의 효과를 뛰어넘는 약물이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됐다. 미 당뇨병학회는 작년부터 메트포르민을 아예 권고 대상에서 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전날(14일) 공개한 ‘2025 보건소 지침’에서 첫 당뇨병 진단 후 이 약물을 쓸 수 있단 규정을 유지하면서도 타 약물(리나글립틴)의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건진료소 처방 가능 의약품’ 항목에서도 리나글립틴을 새로 추가했다. 미국 약 가격 비교 사이트 굿알엑스 자료를 보면 리나글립틴은 내약성(환자가 부작용·불편감을 견디는 정도)이 우수한 반면 메트포르민은 메스꺼움∙설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리나글립틴은 메트포르민과 달리 인체의 호르몬을 조절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15일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국내에 이 성분의 약은 과거 트라젠타만 출시됐지만 현재 복제약을 비롯해 총 311개 제품이 출시돼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에 의하면 DPP-4 억제제 가운데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한국에서는 국민이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약값 부담이 적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리나글립틴이 체중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