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소비의 시대…유통업계 ‘선택의 폭’ 넓힌다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맞춤형 선택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의 선택 폭을 넓히는 ‘옵션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올해의 주요 트렌드 키워드로 ‘옴니보어(Omnivore)’를 선정했다. 

‘옴니보어’는 원래 ‘잡식성 동물’을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최근 소비 트렌드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취향에 따라 원하는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종류의 술을 조합해 자신만의 음료를 만드는 ‘믹솔로지’ 트렌드도 확산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제품 용량을 다변화하거나 인기 제품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한편, 색다른 협업을 통해 굿즈와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먼저 풀무원다논 ‘액티비아(ACTIVIA)’는 자사 기존 컵 요거트(80g) 제품 대비 약 1.8배 용량의 신제품 ‘액티비아 컵 150g’을 출시해 보다 넉넉한 용량의 요거트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 따로 과일을 넣을 필요 없이 요거트 한 컵으로 간편하고 맛있게 아침 식사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에 적중한 것이다. 

‘액티비아 컵 150g’은 과육이 담긴 떠먹는 요거트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다논 독점 공급의 프로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의 생장을 돕는 프리바이오틱스는 물론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한 아연까지 담아 건강한 아침 식사로 제격이다.

이번 신제품 출시는 건강식품 시장에서 간편하면서도 영양가 있는 아침 식사 대용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풀무원다논의 이러한 움직임은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 건강식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풀무원다논 액티비아의 김동진 팀장은 “바쁜 일상 속에서 건강하고 간편한 아침식사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번 제품을 개발했다”며 “넉넉한 용량과 풍부한 과육으로 건강과 든든함, 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소비자들이 액티비아 제품을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을 함량을 낮춘 라이트 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맛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장한 기업도 눈에 띈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인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농심은 용기면 브랜드 누들핏에서 ‘튀김우동맛’을 선보였다. 신제품은 1990년 출시된 깊고 개운한 국물맛을 그대로 살리면서, 칼리 부담을 줄인 ‘누들핏’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다. 가쓰오부시와 미역으로 우려낸 국물에 녹두가 들어간 가늘고 투명한 당면을 사용해 130㎉의 낮은 칼로리를 구현했다. 식단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1500㎎도 함유했다.

삼립은 누네띠네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누네띠네 딥초코’는 겹겹이 쌓인 파이 사이에 코코아를 넣어 진한 초코향과 바삭한 파이의 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베리스윗 크림치즈 누네띠네’는 크래프트 크림치즈를 활용해 한입 크키로 먹기 좋은 딸기맛 파이다. 

삼립 측은 최근 클래식 상품을 재출시하는 ‘뉴트로’ 트렌드가 이어지며 30년 넘게 사랑 받는 누네띠네를 트렌디한 맛으로 새롭게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업 패키지와 굿즈 등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고르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투썸플레이스는 인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티버니포니(Kittybunnypony)’와 협업해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다. 이번 협업 굿즈는 키티버니포니의 시그니처인 토끼 모티브와 감각적인 패턴을 조화롭게 적용해 데일리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굿즈는 ▲투썸xKBP 버니 텀블러(2종) ▲투썸xKBP 버니 쿠션 ▲투썸xKBP 런치백 세트까지 총 3종으로 구성됐다.

대체식품 푸드테크 기업 인테이크는 자사 제로 슈가 전문 브랜드 ‘슈가로로’와 인기 네이버웹툰 ‘마루는 강쥐’가 협업한 한정판 ‘슈가로로 코코제로 마루 기획 세트’를 출시했다. 기획세트에는 마루는 강쥐의 귀여운 캐릭터가 새겨진 슈가로로의 제로 슈가 음료 ‘코코제로’ 7종과 코코제로 마루 콜라보 인형 키링 6종 중 랜덤 1종이 포함돼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유행보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도 제품 옵션을 다양하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