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넉달째 "경기 하방 위험" 경고
경제동향 4월호 발표..."美관세에 대외여건 급격히 악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하방 위험을 넉 달째 경고하고 있다.
KDI는 7일 ‘경제동향 4월호’에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하방 위험 증대”, 2월 “하방 위험 고조”라고 진단한 데 이어 3월과 4월 “하방 압력 확대”를 재차 언급한 것이다.
특히 KDI는 이번에 대외 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우려했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모든 나라에 기본관세율인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기본 관세 10%는 지난 5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25%)을 비롯해 상당한 국가들이 이른바 '최악 침해국'으로 분류됐다.
미국의 관세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여건은 더욱 나빠질수밖에 없게 됐다. 분기별 총수출액 증가율은 2024년 3분기 10.5% → 2024년 4분기 4.2% → 2025년 1분기 -2.1%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3일 오전 0시1분부터 미국 밖에서 생산된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국 수출을 이끄는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 2분기 총수출액 증가율 급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수출기업이 받을 타격은 돌고 돌아 국내 소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설 명절 이동의 영향이 배제된 1~2월 평균 소매 판매는 1.1% 감소했다. 내구재(2.0%)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나타난 승용차(10.4%)를 중심으로 반등했으나 준내구재(-4.0%)와 비내구재(-1.4%) 등은 처참했다.
특히 내수의 중요한 축인 서비스소비 심리마저 아직 얼어붙어 있다. 1~2월 평균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3.7%),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5.6%), 교육서비스업(-1.8%) 등을 기록했다. KDI는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4로 지난해 12월의 90을 밑돌던 극심한 위축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