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흑자에도…KGM, 국내 대리점 홀대 논란 커진다

KGM, 수출 확대 기조에 오프라인 대리점 딜러 인센티브 등 축소 대리점 측 호소 "차량 한 대 팔아 30~60만원이라 생존도 버겁다" … KGM "회사 경영 너무 어려웠다" 해명

2025-04-01     양정민 기자

올해 판매 목표로 13만 5000대를 제시한 KG모빌리티(KGM)가 내홍을 겪는 중이다.

딜러들의 반발이 크다. 실제로 오프라인 대리점 딜러 협의회는 KG타워 앞에서 항의 차원의 집회를 열고 대리점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KGM 대리점 협의회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KG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어 회사의 불공정한 행태를 규탄하며 대리점의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코로나와 회생 절차 기간을 빚을 내며 버텼지만 되려 본사가 수수료, 인센티브 등을 줄였다는 주장이다.

KGM 측은 쌍용자동차 막판부터 회사의 경영 실적이 어려웠고 이를 회복을 해 나가고 있다며 실제 대리점의 계약 해지 등 강경 조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대리점 사라지길 원하는 눈치"… KGM 딜러, 생존도 허덕인다

KG모빌리티의 새로운 KGM 브랜드 간판이 적용된 부산 사상구의 대리점. 사진=KG모빌리티

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KGM 판매 대리점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2년 189개였던 대리점은 현재 144개로 감소했다. 약 3000명 규모던 영업사원들도 1000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딜러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KGM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일중 KGM 대리점 협의회 사무총장은 "지난 2022년 11월 본사가 차량 판매 수수료를 전 차종에 대해 0.5% 더 인하하며 협의가 아닌 반강제적으로 대리점들과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며 "그 후 2023년 1월, 회사는 여러 항목을 이유로 판매를 독려하며 대리점 인센티브를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2년 토레스 수수료 협의 당시 전 회장이었던 박현기 회장은 코로나와 회사의 법정관리로 힘든 대리점들을 위해 인센티브 대당 10만원을 7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누적 지급할 것을 제안했으나 2023년 1월 약속을 어기고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2023년 3월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지고도 인센티브 미지급 건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KGM 대리점 판매 정책. 사진=독자 제공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오프라인 대리점 딜러의 수입은 전적으로 월별 차량 판매 실적에 따라 결정된다. 미용 업계 등처럼 기본급이 있는 구조가 아니며 차량 판매에 따라 임차비, 인센티브 등의 옵션이 지급되는 구조다.

김 사무총장은 "차 한 대를 팔아 30~60만 원 남는 수익으로는 대리점 운영도, 생존도 불가능하다"며 "경쟁사와 달리 광고조차 집행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의 조치도 한없이 길어지고 있다"고 읍소했다. 

지난 19일 시위 당시 법무법인 위인 이주한 변호사는 “대리점들을 점수화해서 점수에 미치지 못하는 대리점을 폐쇄하거나 이렇게 하겠다고 공지를 띄우고 하는 행위에 대해 대리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판매 목표 강제 행위에 해당한다”며 “KGM이 대리점과는 다른 조건으로 온라인 등에 대해서 프로모션,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해서 대리점을 불리하게 대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를 했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KGM 대리점 관계자들에게 전해진 공지 메일. 사진=독자 제공

문제는 더 있다.

또 다른 KGM 대리점 딜러는 분기마다 판매 하위 대리점을 향해 실적 압박이 이어졌고 판매 하위 10% 대리점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본사는 매출 하위권 대리점을 상대로 전시 차량 페널티를 부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대리점 협의회와 약속한 것은 온라인은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만 하기로 한 것이었으나, 이를 무시하고 전 차종 온라인 약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온라인 계약을 반대하던 대리점에는 오프라인 계약과 견적을 통제했으며 액티언 신차 출시 당시 온라인 계약을 한 순서대로 전시차를 배정하고 회사 메일로 언제 어느 대리점이 계약했는지 공지했다"며 "회사는 홈페이지 팝업창과 SNS를 이용해 어느 대리점에 전시차가 있다고 광고하는 상황인데 전시차가 없는 대리점에 어느 고객이 방문하는가"라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없는 한 KGM 대리점의 상황. 사진=독자 제공

KGM은 지난 2023년 9월 토레스 EVX를 출시하면서 온라인 판매를 도입했다. 회사가 책정한 온라인 판매 수수료는 2%였다. 당시 오프라인 판매 수수료는 3.8~5.5% 수준이었다.

KGM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GM은 "대리점을 세우기 위해 그동안 임차비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타 기업에 비해 후하게 대해왔었고 쌍용자동차 막판과 KGM 초기 회사 경영이 매우 어려운 상태에서 대리점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하고자 했던 판단"이라며 "판매 독려 차원에서 실적 등을 내부적으로 돌렸던 것이고 설사 경고 조치가 있었다고 한들 실제로 계약이 해지된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나 파국을 원하는 곳은 없다. 오히려 상생을 원하는 분위기다. KGM 관계자는 "결국 같은 그룹의 가족이고 우리가 그들을 해할 마음도 없다"며 "그룹 간의 내홍을 잘 봉합하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유감스러운 마음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리점 협의회 측 관계자도 "온라인 판매로 대세가 넘어가고 있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고 이 부분은 인정한다"며 "우리를 쳐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수수료, 인센티브 등 대리점과 사람의 생존을 본사에서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KGM은 지난해 매출액 3조 7825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62억원을 기록하며 법정관리를 받던 쌍용자동차 시절에서 벗어나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야심작인 '무쏘EV'는 지난 19일 기준 3200대가 넘게 팔렸으며 하반기에는 액티언 하이브리드도 출시 될 예정이다.

KGM 관계자는 "수출 물량 확대와 CO₂페널티 환입 등으로 20년 만에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올해 역시 튀르키예 시장 액티언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무쏘 EV 및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신모델 출시를 통해 판매 물량 증대와 함께 흑자 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