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 선임·사명 변경·고용승계... 티웨이항공, 운명의 일주일 다가왔다

이상윤·안우진 양파전으로 흘러…소노인터내셔널 "확언할 수 있는 바 없다" 사명 변경·고용승계 여부 역시 언급할 수 없어…오는 31일 대부분 결론날 듯

2025-03-24     양정민 기자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이름으로 열리는 마지막 주주총회가 오는 31일 열린다. 주주총회가 대명소노 그룹 소속으로 열리는 가운데 서준혁 소노그룹 회장을 필두로 빠른 시일 안에 티웨이항공 이름을 바꾸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서울특별시 강서구 하늘길 김포국제공항 화물청사 당사 서울지점에서 연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업보고서를 발표했다.

주주총회에서는 사업보고서에서 발표된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포함해 서 회장 등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건이 의안으로 올라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약 1조 5368억원의 매출액과 약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디오스 '티웨이항공'…사명 변경 아직 물음표

출처=티웨이항공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신규 대표 선임이다. 이미 오는 31일부로 정홍근 최고경영자(CEO)가 떠난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티웨이항공그룹 부회장으로 있는 나성훈 예림당 대표도 이에 따라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소노 그룹은 사내 이사 선임 후보로 대한항공 20년 근속 출신 이상윤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TF 총괄 임원과 서 회장 일가인 안우진 소노인터내셔널 세일즈마케팅·개발본부 총괄 임원 서동빈 소노인터내셔설 소속 임원을 올렸다. 이 총괄과 안 총괄은 신임 대표 하마평에 올랐다고 알려졌다.

또 서 회장을 비롯해 이광수 전 소노 그룹 부사장, 이병천 소노인터내셔널 이사, 김종득 OK그룹 고문, 염용표 변호사, 김하연 우리투자증권 감사위원장 등으로 이사진을 꾸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26일 티웨이항공 전 2대 주주이던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 발행주식 5234만 주(발행주식총수의 46.26%)를 소노인터내셔널에 2500억원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진=티웨이항공

해당 계약 거래 종결 예정일은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1일로 이날까지 주식 거래 거래 종결이 이뤄질 경우 선임하고자 하는 후보자(정홍근, 김형이, 심창섭, 박창석, 박인섭, 하승홍, 최성용, 김원병, 조현근)는 사퇴할 예정이다.

사명 변경도 관심사다. 소노 그룹은 지난 2월 인수 직후부터 '소노'라는 이름을 넣으며 티웨이항공 사명을 변경하겠다고 어필했다. 다만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사명 변경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명 콘도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소노 그룹이 지난 2019년부터 생각보다 많은 투자를 들여야 했고 '티웨이'라는 이름에서 생각나는 저비용항공사(LCC)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떨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소노의 리조트 사업과 (항공사가) 필연적으로 묶일 것이기 때문에 이름도 그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노 그룹은 전통적으로 브랜드에 이탈리아어를 자주 사용해 왔다. 소노 그룹의 대표 리조트인 펠리체(Felice)는 이탈리아어로 '행복'이란 뜻이며 가장 오래된 리조트인 델피노도 이탈리아어로 '소나무의'라는 뜻이다. 벨(Belle)은 아름다운이란 의미다.

이 때문에 비행기(aereo, 아에레오), 항공(aviazione, 아비아치오네), 에어(aria, 아레아) 등이 후보군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티웨이항공 측은 현재 주주총회 관련해선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힌트? 과거 농구단 인수 과정 들여다보니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농구단 창단식에서 김희옥 프로농구연맹 총재(왼쪽부터),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서준혁 소노그룹 회장이 사진촬영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3년 데이원 농구단 일원들을 흡수 창단하던 과정도 주목받고 있다. 소노 그룹은 지난 2023년 7월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제명된 데이원 농구단 선수단, 감독코치진, 프론트 및 비정규직 인원들을 고용 승계하는 조건으로 소노 스카이거너스를 창단했다. 서 회장은 구단 창단·고용 유지 등의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24년 KBL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당시 소노그룹은 선수단과 코치진은 전원 승계, 프론트는 기존 데이원에서 몇 명 정도 고용되고 나머지 인원은 소노 본사에서 발령돼 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양 소노 아레나 경기장. 사진=고양특례시

일각에선 앞선 농구단의 사례처럼 티웨이항공도 부채 문제에서는 소노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774%라는 높은 부채비율과 지난해 유럽 노선 운영 등으로 영업 손실을 봤기 때문에 소노 그룹의 도움으로 빠르게 재정 문제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21일 발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약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약 607억원이다.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합계도 약 1950억원에서 약 1058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2023년 무려 13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는 차이가 컸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앞서 지난 2월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증대시키겠다"며 "추후 대형 항공 얼라이언스 가입도 진행해 FSC(풀 서비스 캐리어)도 노리며 사실상 재창립 수준으로 회사 구조를 바꾼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력 합병 타깃 에어프레미아? 정해진 바 아무것도 없다

사진=에어프레미아

대명소노그룹의 다음 타깃은 에어프레미아다. 해외 노선만으로도 지난해 흑자전환과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스스로의 힘으로도 미주 노선을 건실히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노인터내셔널조차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티웨이항공 & 에어프레미아 합병조차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가져와야 진행되는 만큼 상황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지난해 11월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인수했으며, 오는 6월 이후 11%를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 매도 청구권)도 확보했다.

10일 기장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세영 에어프레미아 대표의 모습. 출처=에어프레미아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에어프레미아는 합병 여부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대명소노 그룹이 자신들을 '차려놓은 밥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생각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소노그룹이 우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특별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 아니다"라며 "현재 주주인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가 가격 협의에 이르지 못하면 JC파트너스는 계약에 따라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AP홀딩스의 경영권 지분(46%), JC에비에이션 제1호(22%)의 지분 등 총 68%가 공개 매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매우 다분하다"며 "AP홀딩스가 JC파트너스의 지분을 사게 되면 57%로 1대 주주가 될 것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공개 매각을 통해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합병은 우선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가져와야 협의를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떠한 것을 말하기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드래그얼롱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표명했다.

이어 "일각에서 진행되는 기업공개(IPO) 여부는 티웨이항공 인수와는 무관하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부터 다시 진행해 오던 사항"이라며 "고용승계·사명 변경 등의 사항이 현재로선 정해진 게 없는 만큼 주주총회 당일이 돼 봐야 티웨이항공 관련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