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초격차 K가전] 원팀이자 경쟁자로…중국 압도한다

中, AI 투자 강화…“AI+ 정책 지속 추진” 삼성·LG, 원팀으로 중국行…경쟁력 점검

2025-03-30     김효경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5'에 참가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다양한 비스포크 AI가전을 전시한다. 사진=삼성전자

중국 기업의 위협은 자국의 막대한 투자에서 비롯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등 자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관련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기술력에서 승부를 본다. 독자적인 AI 및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통해 격차를 확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적진인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 원팀이자 경쟁자로서 기술 경쟁을 통해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이구환신’…위기가 기회 될까

3월 5일 개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한국의 국회 격)의 업무보고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은 지난 3월 5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자국내 AI 투자를 더욱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AI를 다른 산업까지 결합시키는 ‘AI+’ 정책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산 AI 모델 딥시크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에서 입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AI+ 행동을 지속 추진하고 디지털 기술과 제조업의 우위, 시장의 우위를 더 잘 결합하는 한편 대형언어모델(LLM)의 광범위한 응용을 지원하며, 스마트 커넥티드 신에너지차와 AI 휴대전화·컴퓨터, 지능형 로봇 등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스마트 제조 설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구환신은 낡은 소비재를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중국이 올해 최우선 경제 목표를 ‘내수 진작’으로 설정하면서 한국 기업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사진= 삼성전자

실제로 작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2023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한 이구환신 자금으로 1500억위안(약 30조원)을 풀었고, 모바일 제품 등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구환신 정책으로 지난해 중국 내 자동차, 가전제품, 전기 자전거 등 소비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해 1조 307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중 자동차는 680만 대를 교체해 매출액 9200억 위안을 돌파하고, 8종의 가전제품의 판매량은 6200만 대로 270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이구환신 정책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리 총리는 양회에서 중국이 3000억위안(약 60조원)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투입해 소비재 이구환신에 쓰겠다고 밝혔다.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소비재 이구환신 지원 자금을 작년 1500억위안(약 30조원)에서 올해 3000억위안으로 확대했다”며 소비 진흥 특별행동방안 시행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行 택한 삼성·LG, 전략은?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5'에 참가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다양한 비스포크 AI가전을 전시했다. 사진=삼성전자

중국이 AI 굴기로 한국 내수 시장을 공략할 때,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나란히 중국으로 향했다. AI 홈을 필두로 한 기술 경쟁에 나서는 한편, 원팀이자 경쟁자로서 한국 가전의 위상을 뽐낸다는 전략이다.

양 사는 지난 3월 20일부터 23일(현지시간)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에 참가했다. AWE는 약 1000개 업체가 참가하고 36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이는 아시아 최대 가전 박람회로, 미국 CES, 독일 IFA와 함께 글로벌 3대 가전·전자제품 박람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실현하는 다양한 비스포크 AI 가전과 연결 시나리오를 전시했다. 비스포크 AI 가전은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 ‘녹스’ ▲기기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기반으로 한층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가 3월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AWE 2025’에서 아시아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AI 가전, IoT 기술 등을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공간별 AI 홈 솔루션을 마련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의 올해 전시 주제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LG전자의 공감지능(AI)’이다. 규모 1104㎡ 전시관을 마련해 AI 홈 솔루션을 소개하는 한편, 아시아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AI 가전·IoT 기술 등을 맞춤형으로 제안하고 핵심 부품 기술력에 AI를 더한 ‘AI 코어테크’도 소개했다.

중국 최대 가전행사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수장도 현장을 방문, 중국 기업들의 최신 기술을 살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이 단순히 전시회 점검 차원이 아닌 현지 기술력을 살펴보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중국의 위협에 대해 인식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