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타타대우, 중형 트럭 점유율 탈환 위한 묵직한 '한방' 준비한다
기대작 '기쎈', 오는 5~6월 출시 목표로 개발 막바지 2024 회계연도 매출 1조원 클럽 가입…2025년도 순항 예정
과거 대우상용차로 신바람을 날렸던 타타대우모빌리티가 출범 30주년을 맞아 트럭 차량 점유율 탈환에 나선다. 타타대우는 오는 상반기 '기쏀' 출시로 부활의 서막을 알린다는 입장이다.
7일 타타대우모빌리티 측에 따르면 '기쎈'은 오는 5~6월 목표로 연구 개발 마무리 작업 중이다. 타타대우는 쎈(Xen) 시리즈를 이어가는 한편 기존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부스' 등의 생산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1995년 "세계 경영에서 우리가 주력할 부문은 21세기 대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동차 분야"라고 선포했던 것처럼 타타대우모빌리티는 30살을 맞이해 김 전 회장의 포부를 잇겠다는 다짐이다.
"기운 센 천하장사" 기쎈, 중형 트럭 지평 모래바람 몰고 올까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센은 타타대우의 첫 번째 전기 트럭으로 오는 5월 즈음 출시될 예정이다. 상반기 내 약 20대를 생산해 대형 물류업체와 함께 시험 운행을 시작한 뒤 오는 2026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유럽산 모터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 출력 335마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는 해외 경쟁사 모델이 약 200~270마력 정도를 발휘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출력이다.
또 완충까지 40~50분밖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300kWh급 고효율 배터리를 가지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의 NCM 배터리(9톤 모델)와 중국 BYD의 LFP 배터리 탑재(13톤 모델)가 눈길을 끌었다.
타타대우는 기쎈 출시에 맞춰 주요 물류센터에 타타대우 상용차 전용 ‘고속 충전기’를 설치해 전기 트럭의 입문 장벽을 낮출 예정이다.
타타대우모빌리티 김방신 사장은 지난 11월 “전기 상용차 전용 특장 제품들의 개발이 이미 완료된 상태로 써드 파티 업체들과 협력해 시제품까지 제작된 상황이며, 당장 양산에 돌입이 가능하다”며 “특히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친환경 차(청소차) 특장의 경우, 자사에서 직접 개발을 주도할 것이다”고 밝혔다.
‘기쎈(GIXEN)’이 출시된 뒤 곧바로 준중형 전기 청소차 개발에도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기쎈은 특장과 차량 동력을 일원화할 수 있는 전기 특장차의 장점을 바탕으로 공공 분야의 친환경 차량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앞서 타타대우모빌리티는 지난 1월 준중형급 전기 노면 청소차 개발을 위해 특장 업체인 ‘신정 개발 특장차’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지난 2월에는 국내 환경 청소차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이엠특장과 손잡고, 준중형 전기 청소차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서울시 생활폐기물협회 정기총회에서도 기쎈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방신 사장은 “특수목적 차량 분야에서 청소차 성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연구개발에도 끊임없이 힘쓰고 있다”며, “기쎈은 환경 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시는 환경업체와 담당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방·군 필수 차량… 21살 노부스, 이렇게도 쓰인다
출시 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선호 받는 노부스도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자랑거리다. 대우상용차 법정관리 시절부터 기존 이전 차종인 차세대 트럭을 베이스로 개발된 노부스는 지난 2004년 처음 출시된 대형 트럭으로 21년간 약 3만 5000대 가까이 팔렸다.
노부스의 진가는 산악지형에서 두드러진다. 차량이 약 31도의 등판각까지도 버틸 수 있으며 ABS(Anti-lock Brake System) ASR(Anti-Slip Regulation) 언덕길 출발 보조장치 등의 기능은 해발 1000m의 비포장 산악도로도 거뜬히 오를 정도로 현재까지 유용하게 사용된다.
등판각이란 차량 등이 오르막을 올라갈 수 있는 최대 각도를 뜻한다. 등판각도 100%는 약 45도 각도에 해당하며 국내 스키장 슬로프 중 가장 경사도가 심하다고 알려진 오크벨리의 상급자 코스 경사는 약 34도이다. 국내 도로 경사도 허용 기준은 최대 17% 정도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노부스는 소방대에서 주로 쓰인다. 각형 1만 리터 물탱크차로 개조한 뒤 각 소방서에서 쓰이거나 소방 고가 사다리차, 집회 현장 안전관리를 위한 구조공작차로의 개조 등이 사례다.
군대에서도 개량 후 사용된다. 2018년부터 본격 전력화된 TPS-880K 국지방공레이더 탑재차량의 베이스로 사용되고 있으며 육군의 '두돈 반' 차량의 대체제로도 쓰이고 있다.
공군은 지난 2016년 '버럭(버스+트럭)'의 대용으로 노부스를 개량해 방공포대, 관제대대 병력의 수송에 사용하고 있다. 기존 에어컨이 없고 마력이 약해 산악지형을 오르내리기 힘들었던 버럭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평가다.
노부스 8.5톤 트럭을 베이스 모델로 최대 12톤의 적재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진중버스는 기존 183마력으로 쳐지던 버럭에 비해 320마력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과거 해발 1000m 이상 관제대대에서 근무했던 윤민석(28*가명) 씨는 "승차감이 막 뛰어나진 않았지만 겨울철 체인만 장착해도 산꼭대기까지 무리 없이 오르내릴 수 있었다"며 "스타렉스, 코란도 스포츠 등 일반 차량도 운전병 선임들이 몰기 쉽지 않았던 길을 덩치 큰 진중버스가 별 탈 없이 모는 모습이 신기했었다"고 말했다.
매출 1조 클럽 가입, 오는 2027년 최초 수소엔진 트럭 출시 '몰두'
매출액이 꾸준히 우상향을 그려왔다는 점도 타타대우모빌리티가 숨겨진 강자로 떠오른 이유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타타대우는 2022년 약 88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약 9379억원, 2024년에는 약 1조 100억원을 기록했다. 타타대우가 매출 1조를 기록한 건 지난해가 최초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약 292억원 ▲2023년 294억원 ▲2024년 322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올랐다. ‘쎈(XEN)’ 라인업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에서 고른 판매를 기록했으며 해외수출 비중을 늘려 전체 판매량의 약 40%(3,500대)를 차지한 점이 주효했다.
모기업 타타 모터스의 인도 시장 입지도 나름의 호재다. 타타 모터스 그룹 전체로는 2024 회계연도에 역대 최고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으며, 인도 사업부는 이미 부채 제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맞춰 타타대우는 내연 기관(ICE) 차량의 수익성을 높이고 전체 생산량을 지난 2023년 9500대에서 오는 2028년 1만4000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2027년 세계 최초로 수소엔진 트럭 출시에 맞춰 지난달 4일부터 14일 강원도 대관령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와 협력해 11ℓ급 수소엔진(HX12)의 혹한지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차량 개발에도 매진 중이다.
타타대우모빌리티 관계자는 "연간 2만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타타대우모빌리티 군산 공장은 품질 높은 트럭 생산을 위한 첨단 시설과 체계적인 생산 공정을 갖추고 있다"며 "자율주행, 수소 트럭, 미래형 기술까지 모든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