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주연 배우들의 대표작 5선 … 알고 보면 봉준호 감독의 추천작 [OTT]

2025-03-02     김형호 기자

영화 <미키 17> 출연진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나오미 애키, 토니 콜렛 등 주요 배우들이 모두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작품에 출연했다. 그들이 활약했던 영화들을 찾아 본다면 <미키 17>을 더 즐길 수 있다.


더 배트맨

더 배트맨 (2022)

액션 | 미국 | 15세 | 쿠팡플레이∙웨이브

지난 2년간 고담시의 어둠 속에서 범법자들을 응징하며 배트맨으로 살아온 브루스 웨인. 알프레드와 제임스 고든 경위의 도움 아래, 도시의 부패한 공직자들과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활약한다. 고담의 시장 선거를 앞두고 고담의 엘리트 집단을 목표로 잔악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나타난다. 브루스 웨인이 수사에 나서고 캣우먼, 펭귄, 카마인 팔코네, 리들러를 차례대로 만난다. 사이코 범인의 미스터리를 수사하면서 그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메시지였음을 깨닫는다.

<미키 17>의 미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이 배트맨을 연기한다. 왜 범죄자들에게 공포의 상징인지 관객에게 각인시킬 만큼 무자비한 액션씬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패틴슨은 출연 이유를 “작은 규모의 영화에만 출연하다 보니 블록버스터 영화 감독들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이대로 업계에서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물론 엄살이다. 그가 출연했던 그 예술 영화 때문에 아카데미 수상 감독 봉준호 감독이 그를 잊지 않았다.

라이트하우스

라이트하우스 (2019)

공포 | 미국 | 청불 | 왓챠

1890년대, 외딴 섬의 등대에서 신참 등대지기 윈슬로는 선배 웨이크와 함께 4주간 머물게 된다. 웨이크는 등대의 불을 자신만이 관리하며 윈슬로에게 힘든 노동을 강요한다. 윈슬로는 환영을 보기 시작하고, 금기시된 갈매기를 죽이면서 불길한 일이 이어진다. 폭풍으로 섬에 고립된 두 사람은 점점 광기에 빠지고, 윈슬로는 웨이크를 죽인 후 등대의 불을 바라보려 하지만 정체불명의 힘에 의해 추락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벌거벗은 채 갈매기들에게 쪼이며 죽어간다.

스크린 1.19:1 비율의 흑백 영화로, 선배 등대지기 웨이크 역의 윌렘 대포가 다수의 영화상에서 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추천작이기도 하다. 로버트 패틴슨이 신참 등대지기 윈슬로를 연기했던 독립 예술 영화 계열이다. 패티슨은 당시 촬영이 힘들어 감독 로버트 에거스를 때릴 뻔했다고 회고했다. 

조디악

조디악 (2007)

미스터리 | 미국 | 15세 | U+모바일TV

1969년 샌프란시스코의 신문사 앞으로 날아온 연쇄살인범의 편지와 암호문. 그렇게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조디악 킬러. 하지만 이 희대의 살인마를 잊지 않은 사람들이 추격을 시작한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형사 데이브 토스키는 조디악의 필적, 범행 패턴, 용의자를 추적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수사는 장기화된다. 한편, 신문사 삽화가 로버트 그레이스미스는 조디악의 암호와 편지에 집착하며 사건을 파고든다. 경찰이 풀지 못한 단서들을 분석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조디악을 좇던 그는 결국 유력한 용의자로 아서 리 앨런을 지목한다.

<미키 17>의 독재자 마셜을 연기한 마크 러팔로가 점점 지쳐가는 형사 데이브를 연기한다. 만약 마크 러팔로가 <어벤져스>의 헐크 역으로 지금처럼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봉준호 감독이 캐스팅했을까? 그럼에도 캐스팅했을 것이다. <조디악>은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불리는 영화이다.

봉준호 감독은 <조디악>을 자신의 베스트 영화 TOP 10중 한 편으로 꼽았다. <조디악>이 먼저 나왔다면 <살인의 추억>이 표절작이라는 논란에 빠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빌어먹을 세상 따위 (2017, 2019)

블랙코미디 | 미국 | 청불 | 넷플릭스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는 소년 제임스와 세상에 냉소적이고 반항적인 소녀 앨리사의 돌이킬 수 없는 여정을 담았다.

제임스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죽이며 살인을 시도해온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17세 소년이다. 그는 첫 번째 희생양으로 알리사를 선택하고, 앨리사에게 다가가 위장연애를 시작한다. 그런데 앨리사는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제임스에게 마을을 떠나자고 한다. 그렇게 둘은 마을을 떠나고, 무작정 빈집에 들어간다. 그 집의 주인은 저명한 철학과 교수인 클라이브. 하지만 그의 실상은 여자들을 납치해서 잔혹하게 고문하는 연쇄살인범이다. 클라이브에게 알리사가 잡히자, 제임스는 클라이브를 죽인다. 그렇게 두 사람은 경찰에 쫓기기 시작한다.

<미키 17>에서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 역의 나오미 애키는 <시즌 2>에 보니 역으로 출연했다. 나오미가 연기한 보니는 어머니의 집착과 학대로 처벌에 집착하는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인다. 클라이브 교수의 가스라이팅에 넘어가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두 주인공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봉준호 감독이 이 시리즈를 추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오미는 이 역으로 2020년 영국아카데미 TV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 영국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유전

유전 (2018)

애니는 일주일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령이 집에 나타나는 것을 느낀다. 애니가 어머니와 닮았다며 접근한 수상한 이웃 조앤을 통해 엄마의 비밀을 발견하고, 자신이 엄마와 똑같은 일을 저질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애니의 엄마로부터 시작돼 딸과 아들에게까지 이어진 저주의 실체가 정체를 드러낸다.

애니 역의 토니 콜렛은 <미키 17>에서 독재자 남편 케네스를 조정하는 아내 역을 연기한다. 토니 콜렛은 영화 <식스 센스>에서 엄마 역을 연기했던 배우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은 <유전> 시나리오 북의 서문을 썼고, 아리 애스터 감독을 영화계의 미래를 이끌 감독으로 꼽았다. 애스터 감독의 차기작이었던 <미드소마>(2019)를 그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이라고도 밝혔다. 심지어 그의 재능이 부럽다고까지 했다. 그러니 <유전>의 주연 배우였던 토니 콜렛을 캐스팅한 건 당연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