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편의점’이 만능 해결사…식당부터 은행·약국 역할까지
설 연휴 편의시설 공백 막는다 노인· 장애인 일자리 제공도 앞장
설 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관공서와 대형마트가 설 당일 혹은 대체공휴일에 문을 닫으면서 불편이 예상된다. 은행과 약국 등 편의시설 이용에도 지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절 기간에도 이 모든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다가오는 설, 편의점으로 오세요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은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단순 생필품과 기호식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인기 굿즈, 스포츠 용품 판매를 비롯해 물류 서비스, 택시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편의점 매출이 백화점을 제치고 유통업계 전체 1위 자리에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의점은 편의시설의 공백이 예상되는 명절 기간,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편의점업계는 여건상 명절을 혼자 맞는 ‘혼절족’을 위한 다양한 도시락 상품을 선보인다. GS25는 구절판 콘셉트의 ‘혜자로운설명절도시락’을 CU는 명절 11찬 도시락과 함께 떡만둣국 한상차림을 준비한다. 이마트24 관계자 역시 “명절 기간 끼니를 해결하기 마땅치 않은 이들을 위한 명절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류 서비스도 가동된다. 설 연휴를 맞아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우체국 택배 등 택배업계가 연휴 기간 배송 업무를 중지하는 반면 편의점업계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를 이어간다. GS25의 ‘반값택배’는 수거와 배송 서비스를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으며, CU의 ‘알뜰택배’도 설 당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될 방침이다.
명절 연휴 중 급하게 상비약이 필요할 때도 편의점을 찾으면 된다. 2012년 약사법 개정 후 편의점은 13개 품목을 유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용 타이레놀 단종으로 지금은 11개종을 취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한 안전상비약은 ▲타이레놀(500mg) ▲어린이 부루펜시럽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판콜에이 ▲판리린티 ▲베아제 ▲닥터바아제 ▲훼스탈골드 ▲훼스탈플러스 ▲제일쿨파프 ▲신신파스 아렉스 등이다.
은행 기능 역시 확대되고 있다. 종합금융기기인 ‘STM(Smart Teller Machine)’이 설치된 점포가 등장하며 일부 편의점에서는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과 같은 업무까지도 가능해졌다.
실제 명절 기간 편의점의 다목적 역할은 강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설·추석 연휴 기간 GS25의 주요 생활편의기능은 ▲안전상비의약품 128.4% ▲반값택배 116% ▲ATM(CD) 105.2% 등을 기록하며 직전 주 대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노인·장애인 일자리까지 책임지는 ‘효자’ 업종
편의점의 다목적 기능은 명절 불편의 메꾸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OECD 가운데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이에 GS25는 지자체와 손잡고 노인 일자리 제공을 위한 ‘시니어 동행 편의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동행 편의점은 기업과 연계해 60대 어르신들이 손님 응대, 진열 등 매장을 관리하는 편의점이다. GS25는 사회적 기업 역할에 힘쓰기 위해 가맹비 면제 등 시니어 동행 편의점에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CU는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장애인 편의점’ 사업을 운영 중이다. 제주와 평창에 이어 지난해 말 부산에 3호점을 열었다. 장애인 편의점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특화 일자리 사업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CU는 포스기 버튼으로 경찰을 손쉽게 호출해 미아 예방을 돕는 아이씨유(ICU)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이마트24는 서울노동권익센터, 우아한청년들과 함께 ‘편의점 동행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노동자들은 이번 달 말까지 서울 전역 이마트24 편의점을 쉼터로 이용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또한 경기도사학적경제원, 브라더스커피와 손 잡고 자리준비청년의 창업과 취업 활동을 돕는 ‘청년 그린 편의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편의점이 오프라인 대표 채널로 자리 잡았다”며 “대표 채널이 됐다는 것은 거기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공 서비스를 담당하는 역할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