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가산금리 최대 0.3%p ↓…은행권 가계대출 완화 ‘신호탄’

반년 만에 금리 낮춰…주요 시중은행 동참 전망 한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연말 2.25% 예상

2025-01-13     강예슬 기자
1월 8일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출처=연합뉴스

신한은행이 주요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내리면서 은행권이 지난해부터 높여왔던 가계대출 문턱을 점차 낮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상품별로 0.05~0.3%p 인하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경우 금융채 5년물을 준거 금리로 하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가산금리는 0.1%p,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0.05%p 낮춘다. 전세자금대출(금융채 2년물 한정) 가산금리는 보증 기관에 따라 주택금융공사 0.2%p, 서울보증보험 0.3%p씩 내린다.

경기 불황 등을 고려해 기존 2억원이었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없애고, 취급일 당일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전세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주담대 만기 제한(30년) ▲다주택자 구입 자금 주담대 제한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 등 부동산 투기 및 과열 방지를 위한 조치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신한은행이 약 반년 만에 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계속 높여 온 은행권의 금리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신한은행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가산금리 폭을 꾸준히 키워왔다. 작년 3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열풍이 다시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수요 억제 조치를 강하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아직 뚜렷한 가산금리 조정 계획을 내놓은 곳은 없지만, 가산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를 낮춘 은행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려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까지 가산금리 조정을 확정 짓지 못했으나, 시장 상황을 살피며 필요시 금리를 낮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도 향후 은행 대출금리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열리는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해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2.75%로 0.25%p 내릴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이 금리를 2회 더 낮춰 연말 기준금리가 2.2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 대출금리도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